이준석, 배복주에 "공천 가능성 없어"
'당 색' '돈' 문제 놓고 신경전
초반부터 상호신뢰 균열 조짐
통합에 합의한 지 일주일도 안 된 개혁신당에서 내부 균열 조짐이 감지된다.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등 이낙연·이준석 두 공동대표 결합의 약한 고리로 지목됐던 문제들이 조금씩 표면화되고 있어서다. 향후 비례대표 공천 등 민감한 문제를 놓고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진다면,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15일 배복주 전 부대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불법적인 출근길 지하철 운행 저지 시위를 옹호해 온 배 전 부대표는 개혁신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일원으로 환영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개별 인사의 입당을 막을 순 없지만, 법적 대표인 제 권한 내에서 공직후보자 추천이나 당직 임명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개혁신당에 입당한 배 전 부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례대표 신청 의사까지 밝히면서 논란이 거세지자 차단에 나선 것이다. 배 전 부대표는 지하철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부인으로, 이준석 공동대표는 통합 논의 때부터 배 전 부대표 합류에 부정적이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류 전 의원이 지금 상태로라면 통합된 개혁신당에서 주류적인 위치나 주류적인 생각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체성뿐만 아니라 '돈'과 '당색'을 놓고도 내부 신경전이 벌어졌다. 통합 합의 당시 오렌지색을 당색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가 썼던 남색을 함께 쓰자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에 이준석 공동대표는 기존 플래카드나 점퍼 등 홍보물을 모두 새로 만들어야 하는 등 금전적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은 개별 후보자의 선택에 맡기는 쪽으로 일단 정리했지만, 같은 당 후보들의 홍보에 색이 통일되지 않을 경우 혼선도 불가피해 보인다.
전날 양정숙 의원의 합류로 늘어난 경상보조금 6억여 원의 용처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새로운미래 창당 때 2억8,000여만 원 채무가 생겼는데, 경상보조금으로 이를 변제하자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준석 공동대표 측은 "통합 전 채무 문제 등은 각자 해결하기로 한 합의와 맞지 않다"는 기존 합의를 강조했고, 이를 새로운미래 측 인사들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적 결합 초반부터 갈등이 표출되면서 새로운 어젠다를 내놓을 정치적 공간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호 신뢰가 흔들리면 향후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이나 비례대표 추천 등을 놓고도 양측이 강하게 충돌할 수 있다. 개혁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상호 신뢰가 깨지면 개혁신당은 정말 끝장나는 것"이라며 "앞서 바른미래당도 그런 전철을 밟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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