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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긴장 속 북일정상회담 움직임 주목한다

입력
2024.02.17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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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북일정상회담 추진 발언에 대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기시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일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 일본인 납치문제를 걸고넘어지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으나 강경했던 대일 자세로 볼 때 전향적이다. 김여정 담화의 방점이 어디에 있든 우리로서도 북일 대화나 고위급 교류 움직임에 대해 거부감을 갖거나 환영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김여정은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일본의 노토반도 지진 피해와 관련해 '각하'라는 호칭과 함께 기시다 총리에게 위로 친서를 보내는 등 북일관계 변화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일이 최근 베이징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외신보도가 있고, 기시다 총리도 지난 9일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 담화 맥락상 북일 교섭에서 일본인 납치와 북핵 및 미사일 문제가 난제인 만큼 일본이 양보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하야시 마사요시 관방장관은 어제 “2002년 북일평양선언에 기초해 납치, 핵·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김여정 담화에 유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선언을 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남 공세와 달리 일본과 유화 분위기 조성에 나선 건 외교적 돌파구를 찾는 노력으로 보인다. “적대적 두 국가”니 하면서 남한과의 대화단절에 나선 북한의 전략과 속내가 빤히 보이고, 한미일 공조를 흐트러뜨릴 목적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는 한 과정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외교적 대화는 바람직하고, 북일 현안 접근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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