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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 살리고 친정 제일제당 부활 위해 돌아온 강신호...CJ그룹 첫 공채 출신 부회장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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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 살리고 친정 제일제당 부활 위해 돌아온 강신호...CJ그룹 첫 공채 출신 부회장 됐다

입력
2024.02.16 19: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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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해 넘긴 2024 정기 임원 인사
강신호 CJ대한통운→CJ제일제당으로
CJ제일제당 '실적 부진' 해결 과제 안아

CJ그룹은 16일 강신호(왼쪽 사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를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교체하는 내용의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CJ그룹 제공

CJ그룹은 16일 강신호(왼쪽 사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를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교체하는 내용의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CJ그룹 제공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에 빠진 '친정' CJ제일제당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CJ대한통운의 실적 성장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4년 만에 CJ제일제당 대표로 복귀한다. 강 부회장의 빈자리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맡는다.

CJ그룹은 16일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임원 19명을 승진시키는 2024년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해를 넘겨 인사가 이뤄지면서 대대적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소폭 인사로 마무리됐다.


강신호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실적 회복' 해결사로

경기 수원시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 '블로썸파크' 전경. CJ제일제당 홈페이지 캡처

경기 수원시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 '블로썸파크' 전경. CJ제일제당 홈페이지 캡처


이번 인사에서 강 부회장은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부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강 신임 대표는 2002년 CJ그룹에 합류한 뒤 CJ그룹 인사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등을 거쳤다.

CJ프레시웨이 시절 그는 단체 급식과 식자재 유통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영업이익을 세 배 이상 불렸다. CJ제일제당에서는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해외 진출을 이끌며 가정간편식(HMR) 사업의 영토를 확장했다. CJ대한통운으로 옮긴 후에는 주요 사업부문의 구조를 혁신하고 조직 문화의 체질을 탈바꿈하면서 지난해 연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4,802억 원)을 올렸다. 더불어 택배노조와 갈등을 무난하게 풀어가는 데 앞장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 부회장이 4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는 것은 그만큼 CJ제일제당 앞에 놓인 숙제들의 난이도가 높다는 뜻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7조8,904억 원, 8,195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7%, 35.4% 감소했다. 식품 부문의 매출은 소폭 늘었으나 미래 먹거리로 삼았던 바이오 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전체 실적이 떨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그룹의 뿌리면서 핵심 계열사인 만큼 실적 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유독 컸을 것"이라며 "특히 바이오 등 신사업이 난항을 겪는 상황이라 그동안 여러 계열사에서 성과를 보여온 강 부회장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신영수…1990년생 임원 발탁도

서울 중구 소월로에 있는 CJ그룹 지주사 사옥 'CJ 더 센터' 전경. CJ그룹 제공

서울 중구 소월로에 있는 CJ그룹 지주사 사옥 'CJ 더 센터' 전경. CJ그룹 제공


신영수 CJ대한통운 신임 대표는 앞서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론칭하는 등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초 CJ CGV 대표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졌던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결국 물러나게 됐다.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좋은 성적을 거둔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와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김찬호 CJ푸드빌 대표는 자리를 그대로 지킨다. 부진한 실적으로 교체설이 돌았던 허민회 CJ CGV 대표, 구창근 CJ ENM 대표도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특히 젊은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성과주의 원칙도 눈에 띈다. 임원급인 경영리더에는 1980년대생 여섯 명, 1990년생 한 명이 발탁됐다. 방준식 CJ CGV 경영리더는 33세로 오너가를 제외하면 그룹 내에서는 첫 1990년대생 임원이 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은 승진 없이 자리를 이어간다. 급하게 승계 작업을 추진하는 대신 기존 업무 안에서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경영리더)은 음악콘텐츠사업본부 CCO(Chief Creative Officer)도 함께 맡으며 역할이 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임원 승진을 최소 규모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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