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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이 심해질까 겁난다"… 수술 '반토막'에 환자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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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이 심해질까 겁난다"… 수술 '반토막'에 환자들 '발 동동'

입력
2024.02.19 12:02
수정
2024.02.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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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의료 공백 사연 속출
암 수술 취소... 재예약은 '막막'
수술 전 검사했는데 재검해야
시민들 "반감만 더 커져" 분노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하면서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급박한 수술과 입원, 외래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중증환자와 보호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갑자기 수술이 연기됐다며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방광암을 앓는 아버지를 둔 A씨는 "19일 수술 예정이었는데 사흘 전 갑자기 취소됐다고 통보받았다"며 "암 전이가 있고 크기도 커서 최대한 빠르게 수술받아야 한다고 해서 가장 빠른 날짜로 일정을 잡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냥 손 놓고 기다려야 해서 힘들다"고 호소했다.

암 수술을 앞둔 어머니가 있는 B씨도 "수술까지는 시간이 있지만 혹시 몰라 어머니와 통화해 봤는데 병원으로부터 '다음 주 협진이 다 취소됐다' '수술 일정도 변경·취소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시더라"며 "이미 수술이 취소된 분들에 비하면 엄살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암 환자가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이틀 뒤 어머니가 국립암센터에서 수술 예정이었는데 서울대 전공의들이 파업으로 인해 못 와서 취소돼 막막하다", "혓바닥 궤양이 점점 커져가는데 수술이 연기돼 그사이 전이가 심해질까 무섭다", "몇 달간 갑상선암 수술 날짜만 기다리며 버텨왔는데 '다음 일정을 당장 잡을 수 없다'며 취소 통보를 받아 허탈하다" 등 수술이 취소·연기된 환자들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해당 게시물들에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급히 수소문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댓글도 달렸다.

수술이 미뤄지는 바람에 수술 전 검사까지 다시 받아야 하는 고충도 속출하고 있다. 이달 중 예정됐던 자녀의 편도 수술이 연기됐다는 한 부모는 인터넷 카페에 "입원 전 심전도·피 검사까지 마쳐놨는데 검사 유효기간이 한 달이라 병원에 문의하니 재검사를 해야 한다더라"며 "수술은 물론 검사에 드는 시간, 비용까지 다시 들여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의 한 대학생은 "골절 때문에 응급실에서 검사받고 진통제까지 맞으며 수술을 기다렸는데 돌연 (파업으로 인해) 수술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병원으로 가고 있다"며 "이미 응급실에서 돈을 많이 냈는데 검사비나 진통제 값이 또 드는 것 아니냐"고 답답해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빅5 병원(서울아산·서울대·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 전공의들이 20일 오전 6시 이후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집단행동을 앞둔 대학병원들은 수술 일정을 미루고 있다. 하루에만 200여 건 수술을 하는 삼성서울병원은 21일까지 입원이 예정된 일부 환자들의 수술을 연기했다. 일주일 평균 1,600건 이상을 수술하는 세브란스병원도 이번 주 수술 일정 절반을 취소하기로 했다.

의료대란이 현실화하면서 의사단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국민 목숨을 담보로 하는 파업이라니 분노만 더 커진다", "환자를 지키겠다는 의사 직업의식은 어디로 간 것이냐", "사람 목숨으로 장사하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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