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총선을 50일 앞두고 정권심판 정서가 높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유권자들이 '정권심판론'을 내건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의 밀실 공천 논란 등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정권심판론을 가리면서 민주당 지지층마저 지지를 거두게 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CBS 노컷뉴스가 그제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4.3%를 기록해 민주당(37.2%)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37%, 민주당은 31%를 기록했다. 해당 기관의 2주 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3%포인트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4%포인트 하락했다.
설 연휴를 전후로 양당의 지지율 추이가 뒤바뀐 데에는 이 대표의 책임이 크다. 당의 공식 기구인 공천관리위원회를 건너뛴 채 친명계 의원들과 비위 혐의로 재판 중인 의원들의 컷오프(공천배제)를 논의했고, 일부 후보자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고하는 등 사천 논란을 자초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진행됐는데, 비명계 현역의원을 배제하고 영입 인사와 국민의힘 후보를 비교했다고 한다. 친명·친문 공천 갈등의 상징이 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서울 송파갑 조사에 포함됐다. 비명계 지역구에 친명계를 꽂아 넣거나 비명계를 험지로 보내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의구심만 더욱 키운 꼴이다.
민주당이 공천 늪에 빠진 사이 국민의힘은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역구 공천심사가 절반 이상 발표된 상황이지만 여당은 대통령실 출신 후보자에 대한 단수공천을 최소화하며 '윤심' 우려를 피해 가고 있다. 민주당은 주류인 친명계의 희생은커녕 이 대표가 앞장서 비명계를 배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이에 대한 유권자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이를 뼈아프게 받아들여 원칙과 명분이 분명한 공천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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