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명계 분류된 이수진, 이재명 거취 직격탄
친문 최재성, 친명 핵심 조정식 퇴진 요구
"이재명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나라"
19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은 격앙돼 있었다. 4월 총선 공천을 앞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이 대표와 일부 측근들의 공천 밀실회의 논란에 이어,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 지역구에서 진행 중인 출처 불명의 여론조사 진행 사실에 현역 하위 20% 통보까지 겹치면서 총선을 50일 앞둔 민주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이날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에서는 이 대표 '2선 후퇴' 주장이 제기됐다. 공천 관련 각종 논란에도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을 자제했던 의원들이 드디어 정면으로 이 대표를 겨누기 시작했다. '2선 후퇴'를 주장한 이수진(초선· 서울 동작을) 의원은 "현재 민주당 공천은 무능하고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이 대표와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이 2선으로 물러나야 그나마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간 범친명계로 분류됐던 이 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에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를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보도에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다. 그간 공천을 둘러싸고 벌이던 신경전이 친문재인(친문)계에서 범친명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천 문제를 두고 갈등을 벌이던 친문계의 반발도 임계치에 이른 분위기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심을 왜곡하는 당내 나쁜 정치는 제압돼야 한다"며 "사무총장을 비롯한 대표의 핵심들은 불출마로 헌신하고 통합 공천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명계 핵심인 5선의 조정식 사무총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경쟁력 여론조사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친문계 의원들 반발도 거세졌다. 4선의 홍영표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를 향해 "'내 사람 심기'에 몰두해 당이 갈등과 분열로 돌아가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사천을 하고 있다면 국민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선의 송갑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22대 총선은 도저히 지기 힘든 선거지만 흔들리고 있다"며 "제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2건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의 봄이 뒤숭숭하다"고 덧붙였다.
잇따른 논란에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내홍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현역 하위 20% 통보를 받은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이 탈당하고, 그간 범친명계로 분류되던 의원들도 공천 결과에 따라 추가로 탈당할 수 있어서다.
내홍 수습 차원에서 지도부가 이날 설치키로 한 상황실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대체적이다.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경우, 당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 이 대표와 측근들 거취부터 희생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친명 핵심인 조 사무총장 거취와 관련해 "오늘 전까지 사무총장 직만 내려놓으면 됐겠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론 부족하다"며 "5선의 조 사무총장이 중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 누가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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