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예지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팀, 환자 108명 분석 결과
오염된 가금류를 섭취해 식중독을 유발하는 '캄필로박터 감염증'이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캄필로박터(Campylobacter jejuni, Campylobacte coli) 감염증은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으로 1~10일 정도(대부분 2~5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복통·설사 등이 나타나다가 호전되는 세균성 장염이다. 하지만 고령인이나 기저 질환자는 중증의 혈류 감염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지하수 및 음용수 등)을 통해 전파되면 드물게 환자나 병원체 보유자의 대변을 직접 접촉해 감염되기도 한다.
백예지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정호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이 7개 병원에서 2010~2021년 캄필로박터균 감염 환자 자료를 수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감염 건수와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이 분석한 환자 108명의 평균 나이는 59세, 남성이 72%(78명)였다. 주요 증상은 열이 9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서 복통(44%)과 설사(44%)가 흔한 증상으로 나타났다. 열 이외의 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16%에 달했다.
전체 환자 중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은 비율은 25.7%로 낮은 편이었다. 항생제 감수성 결과는 퀴놀론 계열 내성이 59%로 높았고, 마이크로라이드 계열은 4%로 낮았다.
특히 균종이 ‘캄필로박터 제주니(C. jejuni)’일 때는 퀴놀론 내성이 68%에 달했다.
백예지 교수는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체·가축 등에 투여되는 항생제 사용량이 늘면서 퀴놀론 계열 내성 비율이 점차 높아졌다”며 “항생제 내성은 건강을 위협하는 아주 중대한 문제로 이를 해결하려면 동물과 인체 건강을 함께 접근하는 ‘원 헬스(one health)’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캄필로박터 감염 시 첫 번째 치료는 마크로라이드 항생제로 시작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캄필로박터 장염 때 항생제 치료는 단지 소화기 증상을 1.3일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증의 취약한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서 적절한 항생제를 써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캄필로박터 감염증이 최근 들어 점점 늘면서 점점 인체 감염증의 중요한 병원균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예지 교수는 “캄필로박터 감염증이 증가하는 이유는 캄필로박터가 가금류 이외에 다른 동물을 숙주로 전파되기도 하고, 애완동물을 통해 전파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며 “기후 변화와 야외 물놀이 활동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감염(Infection)’ 최근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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