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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비명 외면한 전공의들, '강대강' 멈추고 업무 복귀해야

입력
2024.02.2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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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가운을 손에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가운을 손에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의 출근 거부가 본격화하자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일부 대형병원은 수술 절반이 취소될 정도로 의료 공백이 심각한 가운데, 환자의 생명을 거래 수단으로 삼은 의사들에 대한 분노도 커지고 있다. 전공의들은 업무복귀 외에 퇴로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55%인 6,415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630명이 출근하지 않아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복귀를 촉구했다. 그래도 복귀하지 않으면, 면허 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의 상담 사례 중엔 1년 전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회사 휴직까지 했으나 갑자기 입원이 미뤄진 경우도 있었다. 전공의 이탈이 많은 세브란스병원은 수술 일정을 50% 정도 줄일 예정이라고 한다. 입원과 외래 진료도 줄이는 병원이 속출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사직은 명분 없는 싸움이다. 장기간 의대 정원을 묶어놓은 상태에서, 곳곳이 의사 부족에 신음하고 의사들의 수익은 급증했다. 여론이 싸늘한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기득권 수호를 위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쉽게 저버리는 모습은 큰 실망감으로 다가온다. 목소리를 내더라도 최소한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하진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은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은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2,000명을 늘려도 현재의 의학평가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은 돌이킬 수 없으며, 정부가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강대강’ 대치를 끝내는 방법은 전공의들의 업무 복귀뿐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엔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내가 환자의 이익이라 간주하는 섭생의 법칙을 지킬 것이며, 심신에 해를 주는 어떠한 것들도 멀리하겠노라”라는 대목이 있다. 환자 피해를 외면하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출근 거부는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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