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우주를 삼킨 소년'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넷플릭스 바로 보기 | 7부작 | 18세 이상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다. 가족과 헤어진 지 오래다. 어머니는 마약 중독에 시달리다 재활에 성공했다. 형은 어떤 정신적 충격 때문인지 말을 하지 않는다. 새아버지는 다정하나 마약 거래로 생활비를 충당한다. 생활은 빈곤하다. 학교에서는 덩치 큰 아이들의 괴롭힘에 시달린다. 불행하고도 불행한 삶. 하지만 열세 살 소년 엘리(펠릭스 캐머런)는 밝고 활기차다.
①불우해지는 소년의 삶
1983년 호주 브리즈번. 엘리는 곤궁하나 가족과 행복한 삶을 나름 살고 있다. 새아버지 라일(트래비스 핌멜)은 허물 없이 엘리와 그의 형 거스(리 타이거 핼리)를 대한다. 어머니 프랜시스(피비 톤킨)와는 애정이 넘치는 사이다. 새롭게 꾸민 가족에게 돈 이외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있다. 라일이 가족 몰래 마약 중간상으로 일한다. 눈치 빠른 엘리는 라일의 비밀을 알아낸다. 가족의 평화를 위해 엘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라일을 따라다니며 마약 판매 이외에 위험천만한 일을 벌이는지 감시하는 거다.
②세상에 무릎 꿇지 않는다
화목한 새 가정은 풍비박산을 맞는다. 마약 조직의 악명 높은 해결사 아이번(크리스토퍼 제임스 베이커)이 한밤중 집을 찾아온다. 라일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 수 없다. 팔다 남은 마약을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엘리의 손가락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험한 말까지 한다. 라일은 결국 아이번에게 끌려간다. 생사를 알 수 없다. 집 안에서 벌어진 일을 감추려다 프랜시스는 감옥에 간다. 엘리와 거스는 주정뱅이 아버지 로버트(사이먼 베이커)와 함께 살아야 한다.
드라마는 브리즈번 변두리를 배경으로 불우하고 섬찟한 사연을 릴레이로 펼친다. 하지만 화면에는 우울과 공포보다는 남반구의 따스한 햇살이 배어 있다. 세상의 역경에 굴하지 않으며 밝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엘리, 어머니를 구하려는 엘리 형제의 가족애 등이 드라마의 조도를 한층 높인다.
③사랑으로 역경을 극복하다
이야기는 4년에 걸쳐 펼쳐진다. 가족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이면서도 범죄극인 동시에 성장에 대한 이야기다. 엘리와 거스는 새아버지, 어머니와 헤어지나 친아버지와 생각지도 못한 시간을 갖게 된다. 둘은 마약 범죄가 횡행하는 주변 환경 속에서도 바르게 자라난다. 선한 언행이 가족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드라마 후반부에는 엘리의 복수극이 펼쳐진다. 그는 마약 조직의 악행을 단죄하기 위해 목숨 건 모험에 나선다. 도시 암흑가를 쥐락펴락하던 유명 인사의 악행이 공개되기도 한다. 악에 맞서 싸워 가족을 구하려고 한 엘리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슴 아프게 하면서도 종종 미소를 만들어내고 종국엔 행복이라는 종착지에 이르는 엘리의 성장기는 오래 기억될 만하다.
뷰+포인트
호주 언론인 겸 작가인 트렌트 달튼(45)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달튼은 반자서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데뷔 소설로 돈과 명예를 얻었다. 소설은 전 세계에서 100만 부 넘게 팔렸다. 작가는 엘리처럼 어머니와 새아버지의 마약 문제로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드라마에는 엘리의 형 거스가 미래에 대한 환영을 보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판타지의 정서가 담기며 현실의 냉혹함을 잠시 잊게 하는 장치이면서 복선의 역할을 한다. 의외로 이야기의 초점을 흐트러트리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자극한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6%, 시청자 87%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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