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역량, 전문성 바탕 책임경영"
'형제경영체제'서 '독립경영체제'로
"사실상 경영 승계 마무리 수순"
효성그룹이 2개 지주회사로 분할을 추진한다.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조석래 명예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장남인 조현준 회장 측으로부터 계열 분리 수순을 밟는 것으로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며 나타난 구도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효성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첨단소재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주주사는 조현준 회장이 그대로 맡고, 신설 지주사는 조현상 부회장이 대표를 맡는다. 이 같은 그룹 재편은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승인 절차를 거친 뒤 7월 1일자로 완료될 예정이다.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 체제로 나눠 쪼개는 것이다.
분할 사유를 두고 효성그룹 측은 "핵심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책임경영으로 복합 불황과 통합 긴축, 공급망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문 별로 빠르게 달라지는 경영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경영 효율화' 방안이란 취지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형제경영체제에서 두 형제의 각자 독립경영체제로 사실상 승계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독립경영체제인 두 지주사는 각자 맡은 사업을 이끌 예정이다. 신설 지주사의 이사회는 사내이사로 조현상 부회장(대표이사)과 함께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가 선임됐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미국 변호사는 2014년 형인 조현준 회장과 그룹 경영진 등을 횡령·배임 혐의로 무더기 고발한 사건 이후 그룹 후계구도에서 멀어졌다.
새로 만들어지는 지주사의 6개 계열사는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 물류법인이다. 조현상 부회장이 이미 독립 경영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부문 등을 포함하면 신설 지주의 매출 규모는 7조 원대, 전세계 거점 숫자는 90여 곳에 이른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기회를 찾아 그룹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