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유무나 단백뇨 양에 상관없이 만성콩팥병 환자의 콩팥 손상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 성분은 콩팥이 사구체(絲球體)에서 여과된 여과액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지 못하도록 막아 혈중 포도당 농도를 낮추고, 소변을 통해 포도당 배설을 촉진한다.
기존의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단백뇨가 많이 나오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서 SGLT2 억제제는 당뇨병과 비당뇨성 콩팥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심혈관 합병증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소량의 단백뇨가 나오는 만성콩팥병 환자와 비당뇨병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GLT2 억제제의 임상적 유용성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장내과 조정연·권순효 교수와 비뇨의학과 두승환 교수 연구팀은 건강한 자원자(정상 대조군)와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단백뇨 정도에 따라 확실하게 단백뇨가 있는 그룹과 미세한 단백뇨가 있는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팀이 △치료 전 △치료 3개월 △치료 6개월 후 참가자들의 소변의 샘플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6개월 후에는 콩팥의 미토콘드리아 손상 정도를 대변하는 지표와 콩팥의 염증 상태(KIM-1, IL-1β)를 반영하는 지표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흔한 사구체염 질환인 ‘IgA콩팥병’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 투여 후 3개월 만에 콩팥 손상 지표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권순효 교수는 “당뇨병 유무와 사구체 여과율 감소 정도, 단백뇨 정도에 상관없이 모든 만성콩팥병에서 SGLT2 억제제가 콩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약제의 임상 적응증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약리학회 학술지인 ‘임상약리학·치료학(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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