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28일 발간
김진주 "가해자에게 가장 먼저 보낼 것"
범죄와 싸워야 하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 국가이고 사회여야 한다. 국가는 범죄 피해자의 편이어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펴낸 저서에 추천사를 써주며 응원을 보냈다.
2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위원장은 최근 피해자 김진주(필명·28)씨의 저서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28일 발간)에 직접 쓴 추천사를 보냈다. 그는 "저자의 책이 이 나라의 많은 범죄 피해자들과 범죄 피해자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지지와 존경을 전했다.
한 위원장은 "직접 저자를 만난 적도 없고 실명도 알지 못하지만, 저자가 범죄 피해자로서 피해자를 위해 해 온 일과 할 일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추천사를 시작했다. 이어 "우리 시스템이 얼마나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부족한 점이 많은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구체적인 개선의견들을 내 주신 분"이라고 진주씨를 소개했다.
연관기사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처음 연을 맺었다. 국정감사장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헐거운 범죄피해자 지원 제도가 도마에 오르자, 한 위원장은 곧장 진주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와 개선을 약속했다. 그가 추천사에 직함을 전 법무부 장관으로 적은 이유다.
진주씨는 통화 후 그간 느낀 피해자 지원 제도의 한계와 수사 및 재판, 재판 후 단계에서 필요한 점을 정리한 문건을 보냈고, 한 위원장은 법무부 산하에 '범죄피해자 지원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화답했다. 진주씨가 강조한 피해자의 재판 참여권 확대(기록 열람·등사권 보장) 등은 이미 정책 현장에 반영됐고, 나머지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진주씨의 책에는 범죄 피해를 홀로 견딘 1년 반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2022년 5월, 그가 겪은 끔찍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전과 18범 이현우(32)의 발차기에 가격당하고 생명을 겨우 건진 그는 사건 직후부터 가해자가 징역 20년을 확정받을 때까지 철저히 소외됐다.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한 채 방치됐으며, 출소 뒤 해치겠다는 가해자의 섬찟한 보복협박까지 전해 들었다. 하지만 움츠러들지 않았다. 그의 용기에 다른 피해자들도 감동했고, 함께 만나 서로를 치유한 일화도 담겼다. 책의 말미엔 '난 보복 편지 말고 회복 편지를 보낼래' 챕터도 있다. 이현우에게 부치는 편지다.
'작가'로 거듭난 진주씨는 25일 "이 책을 구치소에 있는 가해자에게 가장 먼저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는 법은 없지만 책을 읽고 많은 분이 잘 대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나 자신, 그리고 소중한 분들께 꼭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사건이 하나의 '이슈'로만 끝나선 안 된다는 우려도 전했다. 앞으로도 그는 피해자 지원 제도 개선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