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강화위, 팬들·축구계 반발에
1차 때 결정 사흘 만에 뒤집어
'프로 감독 빼오기' 불씨 여전해
개막 앞두고 뒤숭숭한 프로축구,
"대표팀 관련 질의 지양해달라"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가 임시 감독 체제로 급한 불을 끈 뒤 6월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현실적으로 임시 체제를 꾸리기에는 여러 장애가 있다"며 3월 A매치 때부터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던 입장을 불과 사흘 만에 뒤집은 것이다. 신중을 기해도 모자란 시기에 전력강화위가 오락가락하며 논란을 부추기는 꼴이다.
"졸속 행정" 비판에 손바닥 뒤집듯 결정 뒤집어
전력강화위는 24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6월로 미루고, 내달 18일 시작되는 A매치 기간에는 임시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
이는 앞선 1차 회의 결론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21일 1차 회의 직후 "임시 감독이라 해도 두 경기 하려고 나서는 감독이 누가 있겠느냐"며 당장 A매치 때부터 정식 감독 선임을 선임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여건'을 강조했다. 대표팀은 3월 21일, 26일에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르는데, 단 두 경기를 위해 감독을 맡을 사람은 없다는 취지다.
전력강화위의 갑작스러운 태세전환은 팬들과 축구계의 들끓는 반발 때문이다. 애초 '이번엔 제대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A매치까지 시간이 없으니 임시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음에도 전력강화위가 귀를 닫자 축구계에선 "불통" "졸속행정" 등 비판이 쏟아졌다. 팬들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으로 조화를 보내거나 트럭시위를 벌이며 강하게 항의했다.
'프로 감독 빼오기' 불씨는 여전
문제는 임시 체제로 간다 해도 '프로 감독 빼오기' 우려를 잠재우긴 어렵다는 점이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국내 감독들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여전히 현직 감독들이 물망에 유력하게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프로축구연맹은 26일 열리는 미디어데이에 앞서 취재진에 "국가 대표팀 관련 질문은 지양해달라"고 당부까지 하고 나섰다. 개막 분위기 고조와 리그 흥행 등을 위해 연 미디어데이에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로 찬물이 끼얹어질까 싶어 서둘러 손을 쓴 것이다.
일각에선 축구협회의 대표팀 운영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완전 깡패 같은 조항"이라며 "그간의 사례만 봐도 이게 얼마나 무모한 행위인지 알 수 있는데, 축구협회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주 임시 감독 윤곽 나올듯
임시 감독 체제로 방향을 바꿨어도 A매치 기간까지는 시간이 빠듯한 만큼 전력강화위 또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주 진행될 3차 회의에서 임시 감독 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 전력강화위원은 "2차 회의에선 누구를 후보로 한다까지 논의하진 못했다"며 "3차에서 그런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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