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올림픽 최종예선+3월 A매치 동시 준비
축구계 "둘 중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못할 수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가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에 선임했다. 3월 A매치를 위해 부랴부랴 결정한 것인데, 축구계에선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예선전을 한 달여 앞두고 황 감독에게 A대표팀까지 맡긴 건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에서 3차 전력강화위 회의를 열고 황 감독을 대표팀 임시 감독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정식 감독이 선임되는 5월까지다.
정 위원장은 "당초 2차 회의에서 정식 감독 후보를 논의하려 했으나 1차 회의 후 특정 지도자들이 언급되면서 언론과 축구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고조됐고, 이런 상황에서는 대표팀과 감독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방향을 바꾸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전력강화위는 2차 회의에서 3월 A매치부터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던 기존 결정을 뒤집고, 6월 정식 감독 선임 때까지 임시 감독 체제로 가기로 결정했다.
후보 3명 중 1순위... 황선홍, 고심 끝에 '수락하겠다' 호응
임시 감독 후보는 A매치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은 걸 감안할 때 외국인 감독보다는 △축구협회 소속이거나 △경험은 많지만 현재 팀을 맡고 있지 않는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에 따라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고, 황 감독은 그중 1순위였다. 현재 △축구협회 소속 지도자로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고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우승으로 이끌며 성과를 보인 데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고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정 위원장은 "회의 다음 날인 25일 황 감독에게 대표팀 임시 감독직을 제안했고, 황 감독이 26일 고심 끝에 수락하겠다는 답을 줬다"고 말했다. 황 감독과 함께할 코칭스태프들도 조만간 꾸려질 예정이다.
황선홍, 4월 올림픽 예선+3월 A매치 동시 준비해야
문제는 황 감독이 4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과 내달 18일부터 시작되는 A매치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A대표팀은 3월 18일 소집돼 21일과 26일에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2연전을 치른다.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표팀 친선 대회에는 황 감독 없이 기존 코칭스태프만 간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친선 경기든, 예선전이든 어떤 경기를 준비하려면 선수 관리부터 전술전략 짜기 등 뒷단의 일들이 엄청나게 많다"며 "1개 팀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도 어려운데 2개 팀을 동시에 움직인다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최악의 경우 둘 중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식 감독은 5월쯤 선임... "한국 축구 기술철학 반영할 것"
황 감독 선임으로 급한 불을 끈 전력강화위는 5월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식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현재 우리 대표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 대표팀은 어떤 축구를 지향해야 하는지, 한국 대표팀에는 어떤 스타일의 지도자가 필요한지를 논의할 것"이라며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 협회 차원의 기술 철학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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