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퇴요구 등 비명계 잇따른 성토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사무부총장 책임론도
여론조사 논란에 조정식 "상처 드린 점 죄송"
의총 참석한 이재명 대표, 반응 없이 듣기만
“이재명 대표가 남의 가죽은 벗기고 자신의 것은 벗기지도 않는다. 피 칠갑된 손으로 웃으면서 ‘빵점’ 얘기를 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7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친문재인계 4선의 홍영표 의원이 이재명 대표 면전에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공천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된 이날 의총은 험악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히 의총 시작 전 친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천 배제와 고민정 최고위원의 사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은 더욱 술렁였다. 다만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홍익표 원내대표가 수위 조절에 나서면서 최악의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목표가 총선 승리냐 사당화냐" 이재명 사퇴 요구도
현역 의원 배제 여론조사 대상이었던 홍영표 의원이 총대를 멨다. 홍 의원은 앞서 이 대표가 이번 공천을 "혁신 공천은 피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고 한 사실에 빗대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홍 의원은 "당 지도부의 태도를 보면 정권 심판이나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하는 것인지 사당화 완성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의총장을 나온 홍 의원은 "오늘 일만 보더라도 '명문정당'이 아닌 '멸문정당'"이라고 날 선 공격을 이어갔다.
탈당을 예고한 5선의 설훈 의원도 이 대표를 향해 "대표직도 내려놓고 총선 출마도 하지 말고 이 상황을 책임진다고 하고 물러나라"며 "당이 그냥 망하는 게 아니다. 충분히 다른 사람도 당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영환 의원도 "공천 갈등 의혹이 점입가경인데 이대로 정상적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며 "사태 수습을 위해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사무부총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도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냉정하게 판단하고 고칠 게 있으면 고쳐야 한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권은 유한하고 권력은 무상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컷오프된 이후 단식 중인 노웅래 의원을 비롯해 전해철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도 공천 갈등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업체 논란 정필모 "나도 속았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을 사퇴한 정필모 의원이 문제가 된 리서치DNA 업체 선정과 관련해 "허위보고를 받았고 속았다"고 한 부분도 의원들의 분위기를 격앙시켰다. 경선에서 탈락한 김수흥 의원은 "논란이 된 업체를 통해 진행된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비례대표 권인숙 의원도 여론조사 업체 문제에 가세했다.
이에 대해 조정식 사무총장은 "총선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인정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하고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상처 드린 점 미안하다"고 짧은 사과 메시지를 남긴 채 이석했다. 이 대표도 2시간 40분여간 진행된 의원들 발언을 듣기만 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의총이 끝나고 나오면서 "당무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당초 이날 의총은 탈당을 선언하는 의원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심각한 파열음이 예상됐다. 하지만 홍익표 원내대표가 중재에 무게를 두면서 심각한 파국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홍영표 의원 발언 뒤 연단에 올라 "표현을 절제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논란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의원들을 진정시켰다. 실제 조 사무총장이 일찍 자리를 뜨고 일부 의원들이 "대답해야 할 사람이 없어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러 문제가 추가로 제기된 만큼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홍 원내대표는 "내용을 다시 정리해 사무총장과 함께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 오해가 있었던 부분을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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