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의 송현광장 거론에 조계종 발끈
종교평화위원회 명의로 강력한 반대 성명 내
'기독교 편향' 이 전 대통령, 불교계가 불편해해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바람을 타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을 세울 가능성을 밝힌 가운데 조계종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송현녹지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시민사회와 불교계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있다”며 “선출직 공무원인 서울시장이 국민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여 분열을 유도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평화위원회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종교방송 설립과 군종장교(군대 내 종교 문제를 총괄하는 장교) 제도 도입 등에서 특정 종교에만 특혜를 주고 불교와 천도교 등 민족종교를 차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정화(淨化)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용서하기 어렵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특정 종교는 기독교를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기독교 입국론을 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도였다. 평화위는 이어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할 경우 오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 관계 단절을 포함해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불교태고종도 지난해 12월 “지난 역사에 대한 왜곡은 그 시대를 산 자들에 대한 배신이요 내일을 살아갈 자들에 대한 과오가 될 것”이라며 이승만기념관 건립 백지화를 요구했다.
지난 23일 오 시장은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이승만기념관 건립 후보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하면서도 가능성 큰 곳으로 송현광장을 꼽았다. 경복궁과 종로 사이 송현동에 위치한 송현광장은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들의 숙소 등으로 쓰이다 1997년 한국에 반환됐고, '열린송현 녹지광장'으로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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