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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은 이여, 영생하는 해파리를 주목하라

입력
2024.03.01 14: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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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라스 브렌보르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죽음과 노화는 피할 도리 없는 생명체의 숙명이다. 노쇠해지다 언젠간 죽는 것이 모든 생명이 따라야 하는 법칙. 예외는 있다. 카리브해 연안에 서식하는 작은 해파리 '투리토프시스 누트리쿨라'다. 투리토프시스는 번식이 끝나면 죽는 보통의 해파리와 달리 먹이가 부족하거나 갑작스러운 수온 변화 등 적대적 환경을 만나면 폴립(polyp·미성체)으로 변한다. 외형뿐만 아니라 세포까지 되돌릴 수 있어 이론적으론 무한히 생명을 반복할 수 있다. 끝없이 회춘해 영원히 사는 해파리라니.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80대 노인의 몸으로 태어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젊어지는 벤자민이 나타나기라도 한 것처럼 놀라울 뿐이다.

덴마크의 분자생물학자 니클라스 브렌보르가 쓴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오래 살고자 하는 인류의 영원한 적 '노화'의 비밀을 파헤친다. 그 첫 단계로 저자는 영생하는 해파리를 포함해 그린란드 상어, 미국사시나무, 벌거숭이 두더지 등을 소환한다.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거나 노화나 질병 없이 오래 사는 장수 동물들의 사례를 통해 노화에 다양한 패턴이 존재하고, 종에 따라 노화 양상이 복잡다단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 원리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탓에 대부분 소개에 그치는 수준인데도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전망이 넘친다. "언젠가 우리가 이런 동물들의 영생에 얽힌 비결을 알아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라."

책에는 최신 노화 연구가 망라됐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몸에 활력을 준다는 '호르메시스 효과', 신체가 손상된 세포를 청소해 더 건강한 세포를 재생하는 자가 포식을 촉진해야 수명이 연장된다는 '바이오 해킹' 원리 등 가장 최신의 과학적 결실을 쉽게 취할 수 있다. 거기에 치실질의 중요성, 헌혈의 효과, 단식의 원리 등 노화를 늦추거나 완화하는 데 필요한 지식, 근거 없는 낭설에 대한 판단과 조언도 덧붙었다. 이를테면 여러 문화권의 장수 비법인 '소식(小食)'에 대해 저자는 "무조건 굶는 단식은 효과에 비해 부작용이 더 크다"면서 칼로리를 유지한 채 식사 시간대를 제한하는 이른바 '간헐적 단식'을 제안한다. 채식, 레드와인, 비타민D 보충제가 몸에 좋다는 일반적인 건강 상식에 대해서도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식습관일 뿐"이라며 선을 긋는다.

책을 끝까지 읽어도 해파리의 불사(不死) 비책은 찾을 수 없다. 다만 노화에 맞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에 대한 검증된 방법과 확신을 체득할 수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난히 건강한 사람으로 살다 100세 언저리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배동근 옮김·북트리거 발행·344쪽·1만8,500원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배동근 옮김·북트리거 발행·344쪽·1만8,500원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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