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트럭에 군중 밀려들자 발포"
하마스 "휴전 협상 실패 책임지게 될 것"
가자지구에서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구호품을 기다리던 수백 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위협적으로 몰려든 군중들을 제지하기 위한 경고 사격이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서부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총격이 벌어져 팔레스타인 주민 104명이 사망하고 약 76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4시쯤 현장에 구호품을 실은 트럭 30여대가 도착하자 수천 명의 주민이 몰려들었고, 구호 업무를 수행하던 이스라엘군이 총격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빠져나가려던 군중들이 서로 뒤엉키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미국 CNN 방송에 "가자 주민들이 트럭을 포위하고 물품을 약탈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밀치면서 수십 명이 다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IDF는 당시 현장 상황을 담은 항공 촬영 영상까지 공개했다. 군중들이 위협적으로 달려들면서 급박한 상황이 연출되자 불가피하게 허공, 다리 순서로 총격을 가했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초동조사 결과 대부분의 사상자는 총격 때문이 아니라 서로 짓밟히거나 트럭에 치여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IDF는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맞은 사람은 10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협상에도 돌발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지도부가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은 우리 주민의 희생을 대가로 삼지 않는다"며 "협상 실패의 책임은 이스라엘이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도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추악한 학살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는 3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참사에 앞서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시작된 전쟁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3만3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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