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자기희생 없어서 분열 나타나"
홍익표 "홍영표 공천 배제 부당"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당의 단결과 통합을 저해하는 계파공천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으로 공천 갈등을 촉발시킨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얘기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뒤따르지만, 되레 임 위원장은 그 책임을 반발하는 의원들에게 돌렸다. 이날도 홍익표 원내대표가 홍영표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에 대해 "부당하다"고 직격하는 등 내홍의 불씨가 여전하지만, 정면 돌파 의지를 고수 중인 이재명 대표와 함께 수습에 신경쓰기보다는 현 기조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혁백 "국민의힘 희생, 갈등, 감동 없는 3무 공천"
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9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의원들이 선당후사 정신으로 자기희생하려 하지 않아서분열 조짐이 나타났다"고 공천 파동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렸다. 국민의힘 공천을 "무희생, 무갈등, 무감동 '3무 공천'이라고 한다"는 평가를 거론한 임 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은 혁신을 위한 고통스러운 결단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자기희생을 통해 시작되고, 자기희생의 바탕 위에 통합이 이뤄진다"고 공천에 반발한 의원들을 혁신에 반대하는 세력에 빗댔다.
다만 임 위원장은 공천 과정의 불공정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는 공천 갈등의 최대 뇌관이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천 배제를 기점으로 강공 의지를 더 굳히는 이 대표와 결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당 내부에서는 "공천 잡음을 수습하기보다 서둘러 공천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비명계 "이인영 단수공천, 친문계 갈라치기"
다만 이날 공천 결과를 보면, 친문재인(친문)계 등의 집단 반발을 무력화시키려는 흔적도 감지된다. 임 전 실장과 홍영표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지만, 친문계 핵심인 이인영(4선·서울 구로갑) 의원을 단수공천했고, 전해철(3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의 경선을 결정했다. 당내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친문계를 중심으로 '민주연대'를 꾸려 대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지만, 초선인 윤건영(서울 구로을) 정태호(서울 관악갑) 의원에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고민정(서울 광진갑) 의원 등도 공천을 받았다. 공천을 받은 친문계 의원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반이재명 연대를 꾸리기에 결집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비이재명계 한 재선 의원은 "이인영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게 세게 맞선 적이 없다"며 "이인영은 용서할 만한 사람이니 섞어서 물타기를 한 것이고, 홍영표는 용서 못할 사람이니 컷오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천 내홍의 불씨는 여전하다.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격앙됐던 공천 탈락 의원들을 진정시켰던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영표 의원을 컷오프시킨) 전략공관위 결정이 매우 부적절했다"면서 "홍 의원이 경선만 하면 탈당까지는 생각 안 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는데도 컷오프시켰다"고 비판했다. 공천 배제된 친명계 안민석(5선· 경기 오산) 의원과 비명계 기동민(재선·서울 성북을) 의원도 이날 나란히 재심을 신청했지만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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