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정식 등 '단수추천'… 비명 중진은 '컷오프’
'컷오프' 확정 홍영표 "정면 돌파"… 사실상 탈당 시사
노웅래 열흘간 단식 종료 "부당 공천에도 윤석열 심판"
더불어민주당이 2일 이재명(초선·인천 계양을) 대표, 조정식(5선·경기 시흥을) 사무총장의 단수추천을 확정하며 4·10 총선 공천 작업을 대부분 마무리 했다. 친이재명(친명) 지도부는 대거 단수추천을 받았지만, 비명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경선조차 보장받지 못하면서 '비명횡사'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이 대표와 조 사무총장 등 4곳의 단수추천 지역과 4곳의 경선 지역을 발표했다. 인재영입위원회 간사로 친명 그룹에 속한 김성환(재선·서울 노원병) 의원도 단수추천 됐다. 임 위원장은 발표 후 "공관위에서 결정해야 할 공천은 한두 곳 빼곤 거의 끝났다"고 설명했다. 남은 지역구는 서울 강남병과 대구·경북, 경남 등 일부 지역인데, 공천 신청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친명 지도부는 대거 단수추천을 확정지었다. 이 대표를 비롯해 정청래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서은숙 최고위원 등이 모두 단수추천을 받았다. 조 사무총장과 김병기(재선·서울 동작갑) 수석사무부총장, 김윤덕(재선·전북 전주갑) 조직사무부총장도 경선 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특히 조 사무총장 공천의 경우, 경쟁자인 김윤덕 전 시흥시장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려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시장은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조 사무총장은 정책위의장이던 2020년 총선 때도 앞두고도 비슷한 공천 논란을 겪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정성호(4선·경기 양주) 박홍근(3선·서울 중랑을) 의원도 단수추천 됐다.
반면 친문계 좌장인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을 비롯해 서울 중성동갑에 도전장을 내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줄줄이 컷오프 됐다. 홍 의원은 이날 심야 최고위에서 컷오프가 확정됐다. 그는 페이스북에 "원칙도, 절차도, 명분도, 심지어 총선 승리라는 우리 진영의 과제까지 내던지고, 오로지 비판세력 제거, 이재명당 구축으로만 내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소한의 합리성과 명분도, 성의도 없는 공천 학살 뒤에서 히히덕대는 부도덕한 정치를 그대로 보고 있지 않겠다"며 "눈속임 정치가 아닌 곧은 정치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적었다. 사실상 민주당 탈당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비서실장은 홍 의원과 기동민(재선·서울 성북을) 의원 컷오프 방침 등을 언급,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유감이다"며 "심야 최고위에서 임종석의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안산단원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초선 고영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산병 전략공천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산시는 선거구 획정으로 지역구가 4곳에서 3곳으로 줄었는데, 그의 지역구는 대부분 '안산병'에 속해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지역에 박해철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 위원장을 전략공천하고, 고 의원을 옆 지역구인 안산을에서 현역 김철민 의원과 경선하도록 했다. 고 의원은 "이 대표 체제 하에서 당이 잘못 간다고 생각할 땐 의원총회에서 바른 소리를 해왔다. 이런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지도부의 답변을 요구한다. 탈당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컷오프에 반발, 열흘째 단식을 이어갔던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의원은 이날 단식을 철회하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이 불공정 공천 논란으로 총선에서 패하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자는 게 제 단식의 최종 목표였다"며 "지도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공천이 마무리되는 지금 제 노력은 여기서 멈춘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 부당한 공천이 자행됐지만,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도 분명하다"며 "이런 바탕 위에서 최선의 길을 찾을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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