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 세계 20여 개국과 '판다 외교'
프랑스 영부인이 배웅한 판다 위안멍
미국에 판다 한 쌍 보내 교류 재개 계획
국내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중국행이 다음 달로 임박한 가운데 스페인의 판다 가족 5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중국은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판다를 선물하거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이른바 '판다 외교'를 펼치고 있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동물원에서 보호하던 자이언트 판다 가족 5마리가 중국으로 반환됐다. 부모 판다인 수컷 빙싱과 암컷 화쭈이바는 2007년 9월 마드리드로 옮겨져 2016년과 2021년 새끼 세 마리(주리나, 주주, 유유)를 낳았다. 이들 가족은 마드리드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중국국제항공(CA)을 통해 12시간을 비행한 끝에 중국 쓰촨성 청두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다를 둘러싼 두 나라의 협력은 1978년 시작해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별을 앞둔 지난달 22일 열린 송별 파티에는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 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과 야오징 스페인 주재 중국대사가 참석했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스페인의 합의에 따라 또 다른 어린 판다 한 쌍이 마드리드로 보내질 것"이라며 "판다를 기반으로 한 양국 간의 우호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2017년 프랑스에서 최초로 태어난 판다 위안멍은 지난해 7월 26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위안멍은 '꿈은 이뤄진다'는 뜻으로 프랑스에서는 '어린왕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당초 2022년 중국에 반환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반환 시기가 연기돼 6년 만에 프랑스 보발 동물원을 떠나게 됐다.
위안멍의 대모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출국 당일 공항에서 위안멍을 직접 배웅했다. 프랑스 관광객들은 얼굴에 페인팅을 하고 깃발을 흔들며 위안멍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기도 했다. 위안멍은 곧 중국으로 떠나는 '푸린세스' 푸바오와 혈통이 겹치지 않아 유력한 신랑감 중 하나로 거론되는 판다다.
중국은 사실상 중단됐던 미국과의 '판다 외교'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한때 미국 내 판다 수는 15마리에 달했지만 지금은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보호하는 판다 4마리만이 남았다. 하지만 이들 판다 역시 올해 말 임대 기간이 종료된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판다를 볼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중국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동물원 측은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여름쯤 판다 수컷과 암컷이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물원의 야생동물연합 소속 메간 오언은 "중국이 샌디에이고 동물원을 시작으로 판다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엄청난 열의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에는 2,000여 마리 판다가 야생에서 서식하고 있다. 중국 내 사육센터를 비롯해 전 세계 동물원 등에서 사육하고 있는 판다는 600마리 정도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러시아 등 20여 개국에서 판다를 대여해 키우고 있다. 판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취약종으로 번식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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