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최초 우승
남녀 통틀어선 2006년 김연아 이후 처음
"첫 출전에 금메달, 꿈만 같아"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서민규(16)가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서민규는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30.75점을 획득해 일본의 나카타 리오(229.31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남자 싱글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다. 남녀를 통틀어서는 2006년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 이후 18년 만의 쾌거다. 현재 한국 남자 싱글 간판인 차준환(고려대)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고, 최고 기록은 2017년 5위였다.
서민규의 금메달은 여자 싱글에 비해 성장세가 약했던 남자 싱글에 반가운 소식이다. 여자 싱글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김연아를 보고 자란 유망주들이 꾸준히 등장했다. 유영, 김예림, 임은수, 이해인, 신지아 등 '김연아 키즈'로 불린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다.
반면 남자 싱글은 휘문중 재학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차준환이 10년 가깝게 경쟁자 없이 압도적인 연기를 펼쳤다. 이 때문에 이 대회에서 남자 싱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지만 서민규가 미래를 밝혔다.
서민규는 2023~24시즌 기술력을 끌어올려 차준환의 후계자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 시즌까지 세 바퀴 반을 회전하는 트리플 액셀 점프를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9월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완벽한 트리플 액셀을 선보여 개인 최고점 231.30점을 받고 차준환 이후 7년 만에 우승했다.
서민규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도 트리플 액셀 단독 점프를 성공해 1위에 올랐다. 이튿날 프리스케이팅에선 트리플 액셀에 더블 토루프 점프까지 붙이는 콤비네이션 점프를 훌륭하게 수행하며 한국 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서민규는 금메달 획득 후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처음 출전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게 꿈만 같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며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하나 있어 아쉽긴 했지만 뒤에 있는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 집중했고, 완벽하게 소화해 1등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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