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적 이후 가진 첫 회견서 당찬 각오
일본내 최연소 기록 세우며 스타덤
K팝 좋아하고 즐겨 찾는 메뉴는 김치찌개
"쉽진 않겠지만 여류 기사 중에 랭킹 2위까지 오르는 게 최종 목표다."
소문대로 다부진 승부사 기질은 역력했다. 현해탄을 건너온 10대 소녀 용병으로 치열한 K반상(盤上) 전투에 참전하면서 갖게 된 심리적인 부담감 해소보단 공격적인 지향점부터 내비쳤다. 일본 바둑 신동으로 알려진 나카무라 스미레(15) 3단이 한국 이적 이후 가진 국내 첫 공식 인터뷰에서 던진 출사표다.
스미레 3단은 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 (여자바둑계)에서 내 실력은 15위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5년 이내에 끌어올릴 것"이라며 구체적인 기간도 제시했다. 일본 프로바둑기사 가운데 한국 바둑계로 건너온 경우는 스미레 3단이 처음이다. 스미레 3단의 인기를 가늠이라도 하듯, 이날 회견장엔 30여 명의 일본 현지 기자들이 현장에 몰렸다. ‘기록제조기’로 알려진 스미레 3단의 반상 족적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실제, 스미레 3단은 신고식부터 화려했다. 스미레 3단은 지난 2019년 4월, 일본기원의 영재 특별전형으로 바둑계에 입문하면서 일본 바둑계 사상 최연소 입단(10세30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지난해 2월엔 '제26기 여류기성전'에서 타이틀 획득에 성공, 일본 바둑계를 뒤흔들면서 자국 내 최연소 우승 기록(13세11개월)까지 세웠다.
일본 프로기사인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9단과 아마추어 바둑인으로 전해진 어머니 슬하에서 세 살 때부터 바둑을 접한 스미레 3단은 2017~19년 사이 한국내 '한종진 바둑도장'에서 수련했다.
스미레 3단은 한국 바둑계에 합류한 배경에 대해 "한국은 워낙 강한 기사들이 많아서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불안감도 있다"면서도 "수준 높은 나라에서 스스로 많이 배우고 강해지고 싶어서 이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친숙함도 엿보였다. "K팝을 좋아하고 특히 가수 아이유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밝힌 그는 "김치찌개는 매일 먹을 만큼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는 끝으로 "한일 바둑계가 서로 교류하며 같이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며 "한국에서 하루하루 공부하는 시간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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