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립문화재기구소장품통합검색시스템
고려·조선 묘지 전수조사 결과
"실물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해지던 고려 무신 석수민(1077~1160)의 묘지석(지석·묘지)이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묘지석은 죽은 사람의 생애를 기록해 시신과 함께 매장하는 대표적인 부장품이다.
한국일보는 일본 국립박물관의 소장품을 검색하는 '국립문화재기구소장품통합검색시스템(콜베이스·Colbase)'을 통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묘지석을 전수조사했다. 도쿄국립박물관 동양관에 전시돼 있어 존재가 알려진 고려 무신 정권 최고권력자 최충헌(1149~1219)의 묘지석 외에 고려시대 묘지석 3건이 더 소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시대 태자의 호위를 담당한 태자좌감문솔부솔 등을 지낸 석수민(충주 석씨)은 1160년(의종 14년) 8월 8일 사망했다. 묘지석에 새겨진 내용에 따르면, 같은 달 19일 대운사(고려 초기에 창건된 개성시 사찰로 추정) 남산 기슭 서향 무덤에 매장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묘지석은 알 수 없는 경로로 해외로 반출된 이후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박물관 소장 정보에 따르면, 묘지석 크기는 가로 43.0㎝, 세로 28.8㎝, 높이 3.9㎝이며 "조선에서 발굴됐고 와다 유우지(和田雄治)로부터 기증받았다"고 표기돼 있다. 고려 묘지석 연구 권위자인 김용선 한림대 명예교수(사학)는 "그간 학계에선 판본이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실제 묘지석의 소재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려 후기 하급 관리 유극해(?~1301)의 묘지석과 석관(화장한 유골을 넣으려 돌로 만든 관)도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개성에서 출토된 유극해의 석관의 존재는 일제강점기에 촬영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소장)만으로 전해져왔다. 언변이 좋아 금나라 사신으로 파견되고 판예빈성사(정3품)를 지낸 고려 중기 문신 장충의(1109~1180)의 묘지석과 석관도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으로, 2013~2014년 전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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