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정권 심판 위해 힘 합쳐야"
4·10 총선 연대 가능성엔 온도 차
조국혁신당을 이끄는 조국 대표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윤석열의 강을 함께 건너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조국의 강'을 거론하며 "안 건넌 게 아니라 못 건넜다. 강폭이 넓은 것 같다"고 민주당의 한계를 실토한 적이 있다.
이에 조 대표가 당시 발언에 빗대 윤석열 정권 심판을 내걸며 연대 의사를 타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권을 심판하고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화답하면서도 구체적인 연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보다 더 선명한 정당'을 표방한 조 대표와 차기 정치지형을 둘러싼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표는 5일 국회로 이 대표를 찾아갔다. 둘의 공개적 만남은 이 대표가 여의도에 입성한 이후 처음이다. 조 대표는 “민주당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민주진보 진영의 본질”이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재 대한민국의 질곡을 함께 헤쳐 나갈 동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지는 있어도 고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며 김건희 여사를 법정에 세우는 데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그는 “범민주 진보 유권자들을 모두 투표장으로 나오게 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넓은 대지에 나가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 표까지 끌어와 전국 지역구의 1대1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래야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본진이 적진을 포위하는 ‘학익진’을 언급하며 총선에서의 연대와 협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의 적극적인 모습과 달리 이 대표는 직접적인 선거 연대에는 거리를 뒀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려 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에 한 곳이 조국혁신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접견에 함께한 한민수 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지역구 선거 연대나 비례대표 선거 연대와 관련해 뜻을 같이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말씀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 대표는 민주당을 차지하고 싶어 하고, 이 대표 역시 그걸 모르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 대표가 친문재인(친문)을 쳐내는 판에 문 전 대통령 핵심 측근과의 협력은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 대표가 '윤석열의 강'을 언급하며 지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던 '조국의 강'을 떠올리게 한 건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 교수는 “이 대표는 원론적으로 얘기하지만, 조 대표는 (협력과 연대를 강조하며) 이 대표를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 대표 입장에서는 ‘정권 심판론’을 들고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조 대표와 연대할 경우 과거 조국 사태 때처럼 ‘불공정 심판론’이라는 화살로 돌아올 수 있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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