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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종 5분의 1 멸종 위기 처한 메콩강… 이유는 중국 건설 댐? 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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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종 5분의 1 멸종 위기 처한 메콩강… 이유는 중국 건설 댐? 난개발?

입력
2024.03.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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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기금, 메콩강 관련 보고서
1100개 종 중 19% 멸종 위기 놓여
수력발전 댐 건설로 유량 줄어든 탓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을 따라 흐르는 메콩강에서 어민들이 물고기를 잡고 있다. 프놈펜=허경주 특파원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을 따라 흐르는 메콩강에서 어민들이 물고기를 잡고 있다. 프놈펜=허경주 특파원

‘동남아시아 젖줄’ 메콩강에 서식하는 어종 5분의 1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환경단체 주장이 나왔다. 중국의 대규모 수력발전 댐 건설로 물길이 막히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수많은 어민 생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WWF “전체 종의 19% 사라질 위기”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비영리 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메콩강 1,148개 어종 가운데 최소 19%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메콩자이언트메기, 자이언트민물가오리 등 18개 종은 ‘심각한 멸종 위기종’으로 꼽혔다. 분석에는 WWF를 비롯해 25개 글로벌 해양·야생동물보호단체가 참여했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윈난성에 이어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남중국해로 유입되는 길이 4,800㎞ 강이다. 남미 아마존강과 아프리카 중서부 콩고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어종이 많고, 전 세계 내륙 어획량의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캄보디아 메콩강 수계 일부인 톤레삽 호수에서 한 어부가 세계에서 가장 큰 잉어 종인 자이언트잉어를 들어 올리고 있다. USAID 산하 생태보호재단 '메콩강불가사의' 제공

캄보디아 메콩강 수계 일부인 톤레삽 호수에서 한 어부가 세계에서 가장 큰 잉어 종인 자이언트잉어를 들어 올리고 있다. USAID 산하 생태보호재단 '메콩강불가사의' 제공

인도차이나반도의 ‘생명줄’이기도 하다. 메콩강 인근에서 농·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만 4,000만 명이 넘는다. 제프리 오퍼먼 WWF 수석 과학자는 “어업 분야에 직접 고용된 사람만 500만 명, 하류 지역에서 어획으로 얻는 수입만 연간 110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한다”며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메콩강 어종 감소가 곧 동남아 식량 안보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메콩강 물길 막은 중국 댐

보고서는 ‘수력발전’을 가장 큰 어종 감소 이유로 꼽았다. 중국은 수력발전을 위해 1990년 처음으로 메콩강에 대형 댐을 지었다. 현재 11개 댐이 가동 중이다. 이후 강 상류 지역에 위치한 라오스도 경쟁적으로 댐을 지었다. 이 여파로 ①유량이 크게 줄고 ②물고기 서식지가 파괴되고 ③영양분을 제공하던 퇴적물이 감소하면서 메콩강 어류 생존이 위태로워졌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바라본 메콩강 모습. 건기와 유량 감소가 겹치며 수심이 낮아졌다. 비엔티안=허경주 특파원

지난해 11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바라본 메콩강 모습. 건기와 유량 감소가 겹치며 수심이 낮아졌다. 비엔티안=허경주 특파원

분석에 참여한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산하 생태보호재단 ‘메콩강불가사의’ 젭 호건 대표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메콩강의 가장 큰 위협은 수력발전 개발”이라며 “(강을 따라 설치된 댐이) 강물 흐름을 바꾸고, 수질을 변화시키며, 산란기에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회유 어종의 이동을 차단시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후 변화, 외래 침입종 증가, 무분별한 모래 채굴 등도 멸종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메콩강이 통과하는 동남아 5개 국은 이날 어종 감소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다만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댐이 가장 큰 위험 요소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모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남아 대표 친중 국가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의 눈치를 본 탓에 ‘중국 댐이 생존을 위협한다’고 지적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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