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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괴롭히는 ‘악성 민원인’… 법원도 녹음ㆍ녹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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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괴롭히는 ‘악성 민원인’… 법원도 녹음ㆍ녹화한다

입력
2024.03.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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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보호장비 운용 지침' 행정예고
청주지법 공무원, 민원인에 폭행 당해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욕설·협박·떼쓰기 등을 일삼는 악성 민원인 탓에 감정 노동을 해야 하는 일선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원이 민원인의 위법행위를 녹음하거나 녹화할 수 있는 근거 지침을 만들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27일 '민원 처리 담당자 휴대용 보호장비 운용 지침안'을 행정예고했다. 지침안의 핵심은 법원에 민원을 접수하러 온 사람이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를 하거나 그런 징후가 있을 때, 민원 처리 담당자가 휴대용 보호장비로 녹음과 녹화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촬영한 영상과 음성기록은 위법행위에 대해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결정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쓰인다. 자료는 15일간 보관할 수 있고 법적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즉시 삭제하도록 했다. 수사기관 등에 제출할 필요가 있는 경우 보관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원 담당자는 보호장비를 착용한 후 녹화와 녹음 시작 및 종료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긴급한 상황일 때는 보호장비 정보데이터베이스에 기록을 등록할 때 고지하지 못한 사유를 따로 기재할 수도 있다.

법원이 이런 방안을 강구한 배경에는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법원공무원이 신체·언어적 공격을 받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청주지법에서는 20대 민원인이 형사과 사무실에 근무하는 공무원을 폭행했다. 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던 민원인이 소송기록을 보겠다며 법원을 찾았다가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민원인을 자주 접하는 부서 공무원들에게 바디캠(몸에 붙이는 소형녹화장비)을 달고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 자치구들은 지난해부터 녹화·녹음 장비를 마련해 민원 현장의 △폭행 △폭언 △협박 △기물 파손 등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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