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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러시아의 전쟁… 변종 스파이 심고·우크라와 아프리카 원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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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러시아의 전쟁… 변종 스파이 심고·우크라와 아프리카 원정전

입력
2024.03.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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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첩자 활용한 신종 정보전에
금 채굴국 수단에서 우크라와 전투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비슈케크=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비슈케크=AP 연합뉴스

러시아의 군사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서방 방첩망을 피하고자 '스파이' 투입 방식을 바꿨고, 아프리카에선 '금 채굴국' 수단 내전에 가담해 정부군을 돕는 우크라이나와 맞서는 식이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대리인' 활용해 진화한 정보전

러시아의 정보전은 최근 새로운 양상으로 변모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서방과의 스파이 전쟁을 공격적으로 다시 시작했다"며 "가장 큰 변화는 '대리' 정보 요원이 늘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기존 첩보 전략의 한계를 직면하고 방법론을 수정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럽 국가들은 약 600명의 외교관을 추방했는데, 이 중 400여 명이 러시아 스파이로 추정된다. 기존 첩자들이 대거 발각된 만큼 러시아로서는 서방의 경계를 피할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그 결과 러시아가 떠올린 것이 '대리인' 스파이다. FT에 따르면 이들은 "정치, 산업 및 조직범죄에 종사하는 다양한 외국인"들이다.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러시아 측 첩자를 도운 것으로 확인된 세르비아 갱단이나, 영국에서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아 체포된 불가리아인 6명 등이 예시로 거론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러시아가) 외국인을 정보요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대리인 요원의 경우) 보안을 유지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러시아의 첩보 체계는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해킹했던 2020년 솔라윈즈 사이버 공격이나, 최근의 독일 (타우러스 미사일 우크라이나 지원) 녹취 유출처럼 종종 눈부신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일 독일군 고위 간부들의 미사일 지원 논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도청 사실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2020년에는 펜타곤을 비롯한 다수 미 연방 기관이 사내 시스템의 솔라윈즈 소프트웨어를 통해 해킹당했는데, 이 또한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됐다.

'금·무기' 풍부한 수단서도 원정전

아프리카 수단 내전이 시작된 지난해 4월 수도 하르툼 상공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 수단 내전이 시작된 지난해 4월 수도 하르툼 상공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전쟁은 공간적으로도 확장됐다. 아프리카 대륙이 추가 전장 중 하나다. 이날 WSJ는 2022년부터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아프리카 수단 내전에서도 '원정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단은 지난해 4월부터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 러시아군은 이때부터 반군 편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부터 정부군 측에 서서 내전에 참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나라가 맞붙게 된 이유는 수단의 금광에 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용병기업 바그너 주도 하에 오랫동안 수단에서 금을 채굴해왔고, 이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자금으로도 쓰였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러시아의 '수익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참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한 장교는 "우크라이나의 최전선과 같은 작은 땅에서 싸우는 것만으로는 러시아를 압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수단에 금광이 있다면 우리는 그 광산의 수익성을 없애야 한다"고 WSJ에 말했다.

WSJ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최전선은 아프리카까지 확대됐다"며 "거의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투로 인해 기와 경제 자원을 둘러싼 세계적인 대결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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