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선 만화 '아가가가 고양이 클럽'
"이 아기 침대는 어디다 둘까? 유축기는, 응? 자, 애기 목욕통이오."
고양이 쁠륨, 슈피, 곰돌이와 함께 사는 화가 마리의 집 '고양이 클럽'이 이웃들로 북적인다. 누구의 아기인지 알 수 없는 갓난아이가 고양이 클럽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아기가 마리의 아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마리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30년 만에 마을에 들려온 아기 소식에 들뜬 이웃들은 오래전 사용했던 아기 물건과 육아 노하우를 전하려 고양이 클럽에 모여든다.
만화 '아가가가 고양이 클럽'은 가난한 화가이자 고양이 집사인 마리가 갑자기 찾아온 아기 폴을 온 마을과 함께 키워 가는 이야기다. 세계 최대 규모의 만화 축제인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서 올해 어린이 부문 최고상 '아동 야수상'을 받은 박윤선 작가의 신작이다. '우당탕탕 고양이 클럽'(2019), '고양이 클럽과 왕친구들'(2021)에 이은 세 번째 '고양이 클럽' 시리즈다.
마리는 육아와 회화 작업을 병행하는 게 고되지만 뜻밖에도 고양이들이 아기를 잘 본다. 곰돌이는 베개처럼 아기의 머리맡을 받쳐 주고, 슈피는 잠든 아기 곁을 지킨다. 이웃들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기차놀이에 관심이 생긴 폴을 위해 이웃들이 나서 동네에 없는 철길을 놓는다. 박 작가는 이 그림 아래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답니다'라는 메모를 덧붙여 뒀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프랑스에서 만화가로 활동 중인 박 작가의 문화적 배경이 책에 반영돼 있다. 이야기는 마리가 프랑스 이웃들과 폴의 한국식 돌잔치를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컴퓨터로 작업하지 않고 수채 물감으로 채색해 색감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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