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가 최근 임상에 쓰이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합 요법에도 여전히 환자 10명 중 3명은 암이 빠르게 악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겟 물질을 최근 찾았다.
유창훈·김형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간세포암(간암의 90% 차지) 환자 42명에게 면역항암제 ‘리볼루밤’과 표적항암제 ‘레고라페닙’ 병용 치료를 시행했다. 치료에도 간세포암이 빠르게 악화된 14명의 환자에게서 ‘TMEM176A/B’라는 특정 단백질이 2배 이상 발현됐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MEM176A/B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의한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는 ‘염증소체’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이 과다 발현돼 있다는 것은 면역 시스템이 그만큼 작동하지 못해 몸속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암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추가 연구를 통해 ‘TMEM176A/B’를 억제하는 신약까지 개발되면 간세포암 환자들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최근 길렸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면역항암제 ‘니볼루맙’과 표적항암제 ‘레고라페닙’ 병용 치료를 시행한 42명 중 치료 효과가 좋은 상태에서 10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지속된 환자는 15명이었다. 반면 항암제 치료에도 처음부터 효과가 없거나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이다 암이 악화된 환자는 14명이었다.
면역항암제 ‘니볼루맙’과 표적항암제 ‘레고라페닙’ 병용 치료 반응률은 31%(13명)였으며 평균 무진행 생존 기간은 7.4개월이었다.
항암제 치료 반응률은 장기적 효과와 상관 없이 항암제 치료로 한 번이라도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든 적이 있는 환자 비율을 뜻한다.
교신 저자인 유창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 간세포암 포괄적 바이오마커 연구로, 신약 타겟 발굴 단계의 초기 연구이므로 아직 조심스럽지만 간세포암 환자에게서 TMEM176A/B은 현재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간암 신약 개발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새로운 면역항암제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는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가 3상 연구로 확인해야 하지만 이번 연구에 사용된 니볼루맙·레고라페닙 병용 치료법이 현재 표준 치료법과 비슷한 효과를 보여 새로운 치료법으로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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