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발인 및 김포시청에서 노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동료와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어갔다.
김포시 소속 공무원인 A씨의 발인은 8일 오전 6시 인천 서구 검단탑병원에서 유족과 시청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엄수됐다. 유족들이 A씨의 빈소를 마련하지 않아 별도의 발인식 없이 시청 직원들이 직접 A씨의 관을 운구차에 싣고 노제를 위해 곧바로 김포시청으로 출발했다.
시청 광장에 미리 나와 있던 직원과 시민 300여 명은 운구차량이 들어서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어떻게 하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제는 분향소 앞에서 10여 분간 진행됐다. 직원들은 묵념으로 A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노제를 지내던 중 A씨의 어머니가 “우리 아들 어떻게 하냐”고 오열하자 직원들도 애써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한 직원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직원인데”라며 흐느꼈고, 또 다른 직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2022년 9월 공무원시험에 합격, 지난해 초 김포시 도로관리 부서에 발령받았다. 지난달 29일 김포시의 한 도로에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가 시행되던 중 도로 정체가 빚어지면서 A씨는 시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온라인카페에 A씨의 소속과 이름, 전화번호가 공개되면서 A씨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고, 일부 시민들은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A씨에게 욕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 민원에 시달린 A씨는 결국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쯤 인천 서구 한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이날 오전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악성 민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무분별한 신상털이, 도를 넘은 악성 민원 폭탄에 젊은 공무원 노동자가 또 희생됐다”며 “정부는 현장 실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공무원 노동자를 대변하는 공무원노동조합과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악성 민원을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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