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한 사과, 배 수요 대체품목 옮겨가
귤 전년비 78%↑… 한 달 새 42% 뛰어
채소도 지난해 3월 이래 최대 폭 상승
작황부진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과, 배 가격이 급등한 영향에 따라 다른 과일값도 전반적으로 고공비행하고 있다. 수요가 대체과일로 옮겨가면서 벌어진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한파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채소 가격도 만만찮게 뛰면서 먹거리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8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2월 물가 상승률(3.11%)에서 신선과실이 차지한 기여도는 0.57%포인트였다. 과일류가 전체 물가를 0.57%포인트 상당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채소류의 기여도(0.18%포인트)를 포함한 농산물이 끌어올린 지난달 물가는 0.80%포인트에 이른다.
신선과실 물가는 1년 전보다 41.2%나 올랐다. 32년여 만의 최고치다. 특히 지난해 냉해 피해로 생산이 급감한 사과(71%)와 배(61.1%)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지만, 다른 과일값이 덩달아 오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지난달 과일값 중 1년 전보다 가장 많이 오른 과일은 귤(78.1%)이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전월 대비 마이너스(-)21.1%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으나, 점차 오르더니 지난달엔 한 달 만에 42.3%나 뛰었다.
사과, 배 가격 급등으로 수요가 다른 과일로 옮겨가면서 연쇄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일별 출하 시기에 따른 물량 감소 영향도 있으나 사과, 배 등 가격이 급등한 과일의 대체품목을 찾는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복숭아(63.2%), 감(55.9%), 수박(51.4%), 참외(37.4%) 등도 대체로 지난해 4분기부터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과일뿐 아니라 토마토(56.3%), 파(50.1%), 시금치(33.9%) 등 신선채소 물가도 전년 대비 12.3% 오르며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3월 이래 오름폭이 가장 크다. 반면 라면(-4.8%) 등 가공식품은 지난달 1.9% 상승에 그쳤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원자재 가격이 줄곧 하락과 맞물려 폭을 줄이다가 27개월 만에 전체 물가 상승률을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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