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50조 피해 '테라·루나' 사태 주범 권도형, 한국행 성사될까
알림

50조 피해 '테라·루나' 사태 주범 권도형, 한국행 성사될까

입력
2024.03.08 18:40
수정
2024.03.08 19:12
6면
0 0

몬테네그로 법무장관 최종 승인 변수
"인도 계속 추진" 미국 입장도 걸림돌
범죄인 인도 확정시 이르면 이달 송환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4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포드고리차=로이터 연합뉴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4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포드고리차=로이터 연합뉴스

동유럽 몬테네그로 법원이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 송환을 결정하면서 한국행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미국도 그의 신병을 강력히 원하고 있어 최종 승인의 키를 쥔 몬테네그로 당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검찰 수사도 영향을 받게 된다. 검찰은 이번 사태의 주범이자 전모를 꿰고 있는 권씨의 직접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7일(현지시간)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5일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는 포드고리차 고법의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돌려보내자 다시 판단한 것이다. 한국 측 범죄인 인도 요청 시점이 미국보다 앞선 것이 주된 판단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씨의 한국행이 확정된 건 아니다. 최종 승인 권한은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에게 있다. 그는 그간 "미국은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거듭 강조하는 등 미국 송환을 시사해 온 터라 법원 결정을 수용할지 장담할 수 없다. 미 법무부도 8일 "미국은 관련 국제·양자 협정과 몬테네그로 법에 따라 권씨의 인도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일단 한국 송환을 원하는 권씨가 재항소할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 정도인 데 비해,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방식을 채택해 100년 이상 징역형도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미국법상 증권사기 등 8가지 혐의가 적용된 만큼 한국보다 형량이 늘어날 게 확실하다.

한국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당국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식 통보를 받으면 외교부와 몬테네그로 당국 등과 협의해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례에 비춰 인도 절차는 빠르면 일주일 안에 마무리돼 이달 말 권씨가 한국 땅을 밟을 수도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남부지검이 권씨의 체포영장을 미리 발부받아 놓고 인천국제공항에서 곧바로 집행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검찰은 권씨가 돌아오면 고강도 수사를 진행해 사건 전모를 규명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하동우)는 지난달 테라·루나 사태의 '키맨'이자 공범인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구속기소했다. 그는 권씨와 함께 테라·루나 코인이 폭락하기 직전인 2022년 4월 출국해 11개월간 도피하다가 지난해 3월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붙잡혔다. 이후 범죄인 인도 절차를 거쳐 지난달 한국으로 추방됐다.

한씨 수사 내용을 토대로 수사팀은 권씨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고도 권씨가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계속 발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피해 규모만 5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지수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