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자유의방패(FS)' 2주 차가 되도록 이렇다 할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 달가량 탄도미사일 발사가 없었고, 순항미사일 도발도 한 달 가까이 됐다. '말폭탄' 공세는 물론 각종 무력 도발을 일삼았던 예년과 다른 모습에 또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군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FS 기간과는 달리 조용한 모습이다. 훈련 이틀 차인 5일 국방성이 담화를 통해 "미국과 대한민국은 그릇된 선택"이라거나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할 때만 해도 예년 같은 무력 도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강했다. 실제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특수전 부대의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 침투, 장악 훈련을 현지 지도한 데 이어 7일에는 방사포와 자주포 수십 문을 동원한 포사격 훈련도 감행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무력 도발은 자취를 감췄다. 북한은 지난해만 해도 한미훈련 기간 온갖 종류의 미사일을 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훈련 나흘 전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을, 전날에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발사했다. 훈련이 시작되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살-1·2 순항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훈련 이후에는 수중 핵무기체계 ‘해일’을 꺼내 들었다. 지난해보다 대규모 연합 야외기동훈련(FTX) 횟수가 2배로 늘어나는 등 한미훈련의 강도는 세진 반면, 북한의 도발 강도는 되레 약해진 셈이다.
이를 두고 대북 전문가들은 "아직 미 전략자산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미는 수차례의 연합훈련 사실을 공개했지만,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나 미 해군 항모강습전단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미일 연합훈련의 때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일 3국은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연합훈련의 정례화를 선언했다. 한미는 이번 FS 기간에서 한미일 훈련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FS 종료 이후 3국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으로서는 4월 총선과 11월 대선을 앞둔 한국과 미국에 엄포 메시지를 던지기에 안성맞춤의 시점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날 육군 2작전사령부와 공군 공중전투사령부 현장지도를 통해 FS 상황을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제2 KAMD작전센터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KAMD작전센터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의 중추 시설로 한반도에서 미사일방어작전을 총괄하는 곳이다. FS 기간 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합참은 "(이번 현장지도는) 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여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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