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 날 선수명·경기용어 등에 자막오류
하이라이트 영상에 출전팀 이름 대신 회차 기재
도를 넘는 광고도 도마 위 올라
2024 프로야구 중계권을 획득한 티빙이 시범경기 첫 날부터 어설픈 운영과 황당한 실수로 야구팬들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티빙은 9일 막을 올린 KBO리그 시범경기를 중계하는 과정에서 숱한 자막 오류를 범했다. 주자가 베이스에 안착할 때 쓰는 세이프(SAFE)라는 용어를 세이브(SAVE)라고 잘못 기재했고, 채은성(한화)을 소개하는 자막에 ‘22번 타자 채은성’이라고 적었다. 선수 이름 앞에 붙는 번호는 타순(1~9번)이라는 기본적인 야구상식을 모르고 등번호를 따서 자막을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길레르모 에레디아(SSG)를 ‘에레디야’로, 전준우(롯데)를 ‘전근우’로 썼고, 두산 경기 영상 썸네일에 요나단 페라자(한화)의 얼굴을 쓰기도 했다.
단순 자막 오류를 넘어 사용자들의 불편함도 초래했다. 티빙이 업로드한 하이라이트 영상 제목에 어떤 팀의 경기인지가 명시되지 않았다. 대신 드라마처럼 730화, 731화 등의 제목이 붙었다. 이 때문에 야구팬들은 제목만 보고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찾을 수가 없는 상황에 처했다.
도를 넘는 광고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티빙은 시범경기를 중계하면서 KBO 공식 스폰서 등을 희미하게 처리하고 그 위에 자사의 로고(TVING)을 얹었고, 하이라이트 영상 앞부분에 약 30초 분량의 광고를 붙였다.
정우영 SBS스포츠 캐스터도 티빙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작년에도 티빙은 프로야구를 방송했는데 시즌 초에 잠깐 몇 번 봤다가 다시 포털로 돌아갔던 이유가 검색이 불편해서였다. 그런데 이제 디지털ㆍ뉴미디어 독점사가 됐음에도 이 점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상을) 마치 드라마처럼 1화, 2화, 3화 이런 방식으로 넘버링을 해놨다. 물론 스포츠에서는 생중계 스트리밍이 중요하겠지만 다시 볼 수 있는 가공영상도 그만큼이나 중요하다”며 “포털에서 파인플레이 영상이 밤새 수십만, 수백만 회씩 다시보기로 재생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다시 볼 수 있는 영상들과 그걸 찾을 수 있는 방법도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각 팀 별 전용관과 선수명 검색 기능 등등 야구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으로 거짓말처럼 바뀔 것으로 믿는다”며 “그 정도 각오와 고려도 없이 이걸 잡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라고 적었다.
티빙은 4일 향후 3년간의 KBO리그 유무선 중계 방송 권리를 1,350억 원(연 평균 450억원)에 따냈다. 이는 기존 유무선 중계권 계약 규모인 5년 총액 1,100억원(연 평균 22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역대 국내 프로스포츠 유무선 중계권 최고 금액이다. 팬들은 다음 달까지는 무료로 중계를 볼 수 있지만 이후에는 월 5,500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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