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연합, '병역기피' 사유로 컷오프
"군 인권 문제 애썼는데 이제와 병역기피라니"
더불어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주도 야권 비례 위성정당)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됐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병역 기피' 사유로 컷오프(공천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임 전 소장은 컷오프에 반발해 이의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임 전 소장은 14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후보자 심사 이의신청 결과 기각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미 대체복무를 인정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병역 기피와 구분하는 선진 제도를 갖춘 나라"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제가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썼다.
앞서 임 전 소장은 전날에도 엑스에 "당으로부터 후보자 등록 서류 심사 결과 컷오프 통보를 받았다"며 "사유는 병역 기피”라고 전했다. 그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한 사실을 병역 기피라 규정한 것"이라며 당에 이의신청했다고 밝혔다.
임 전 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2004년 4월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을 선고받고 1년 4개월을 복역한 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이후 2009년 군인권센터를 설립해 '제28사단 폭행사망 사건(윤 일병 사건)', '박찬주 대장 갑질 사건' 등을 알렸다. 임 전 소장은 지난 10일 공개오디션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로 뽑혔다.
시민사회에서는 컷오프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14일 성명을 내고 "이미 법과 제도로 병역 거부의 권리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시행하는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병역기피자로 낙인찍고 차별과 탄압을 자행하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4·16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박래군 인권운동가는 전날 페이스북에 "시민사회, 진보정당과 함께한다는 더불어민주연합이 국민후보로 선출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부적격 결정하고 그 이유로 병역 기피를 들었다"며 "임 전 소장이 군인권센터에서 일하며 채 상병 사건 등 군 인권 문제를 위해 일해왔는데 이제 와서 병역 기피라니"라고 비판했다. 박 이사는 당에 이의신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도 "임 전 소장이 보여준 군 인권 증진 활동은 청년들이 겪는 부조리를 줄였다고 할 수 있다", "임태훈 후보를 병역 기피로 컷오프한다는 건 민주화운동을 이유로 후보 컷오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등 컷오프 철회 요구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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