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행키 나이언틱 창업자 한국 방문
XR 기기 시장 확대에 "올해는 AR 글라스의 해"
고립과 외로움을 유행병처럼 앓는 청년들이 첨단 전자기기와 게임으로 밖에 나가 탐험하고 친구와 소통하게 하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존 행키 나이언틱 대표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 고'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게임 제작사 나이언틱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존 행키 대표가 한국에 왔다. 13일 국내 매체와 처음 만난 행키 대표는 "사람들이 친구와 어울리며 다양한 바깥 세계를 탐험하도록 하는 게 임무"라고 강조했다.
자신도 세 아이의 아버지라는 그는 "아이들이 컴퓨터와 태블릿을 붙잡고 있어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좀처럼 즐기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고 했다. 또 "게임을 통해 관계 구축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부자, 모녀, 조부모와 손주의 관계가 좋아지는 데 우리 게임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이언틱은 위치 기반 기술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게임으로 독보적 위치에 있다. 닌텐도와 협업해 큰 인기를 끈 지식재산권(IP) 포켓몬스터를 활용한 '포켓몬 고'는 대박을 냈고 캡콤의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이식해 지난해 내놓은 '몬스터 헌터 나우'도 선전하고 있다.
한 화면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일반 게임들과 달리 나이언틱의 게임은 모바일 기기를 들고 지도 위 특정 장소로 찾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포켓몬 고 플레이어는 지도 정보를 통해 주변에 있는 포켓몬을 찾아가 카메라에 AR로 등장한 포켓몬을 붙잡아야 한다. 여럿이서 함께 하는 협동 공략 이벤트도 있다.
국내에서도 포켓몬 고를 둘러싼 지역 기반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다. 나이언틱은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늘리고자 이벤트를 꾸준히 열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지난주 대만 타이난에서 각각 진행된 '포켓몬 고 시티 사파리'에도 3만여 명이 몰렸다. 행키 대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고 소년과 노년층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게임을 통한 소통이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는 이룬 셈이다. 나이언틱은 5월 일본 센다이에서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게임 문화 혁신이 일어나는 최전선"
나이언틱 입장에서 최근 메타 퀘스트 3과 애플 비전 프로 같은 혼합현실(XR) 기기의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행키 대표도 메타의 레이벤 AR 글라스(안경)를 착용하고 현장을 갔다. 그는 "AR 글라스는 개인용 전자기기의 혁신"이라며 "올해가 AR 글라스를 위한 한 해가 될 것이며 한국 전자 제조사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구글, 메타와 협업해 XR 기기 개발을 준비 중이다. 행키 대표는 "포켓몬 고 같은 스마트폰 기반 AR 게임도 XR 기기에 이식하면 몰입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자사 게임을 XR 폼팩터(기기 형태)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과 게임의 조합도 관심 대상이다. 그는 지난해 나이언틱이 출시한 '페리도트'에 나오는 가상의 반려생물 '도트(Dot)'에 생성형 AI를 연결해 실제 동물처럼 학습하고 다양한 행동을 보이도록 했다고 알리면서 "AI로 게임 산업이 바뀌는 사례"라고 밝혔다.
행키 대표는 한국 시장에도 큰 의미를 뒀다. "다중 사용자 온라인 게임(MMO)과 모바일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임이 소비되고 있다"면서 "게임 문화에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는 최전선이기에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나이언틱 팬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우리 게임의 플레이어는 물론 AR 플랫폼과 게임 개발자들과도 더 많이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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