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위성정당을 둘러싼 여야의 꼼수 정치가 점입가경이다. 2020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을 당시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은 편법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변칙을 동원해 비례대표제 취지까지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연합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선 시민사회 추천 몫 후보 교체로 시끄럽다. 최근 시민사회가 진행한 국민 오디션에서 여성 1, 2위를 차지한 후보의 이력을 뒤늦게 문제 삼은 민주당이 "사실상 진보당 후보 아니냐"라며 퇴짜를 놓자, 시민사회 측은 어제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이주희 변호사로 교체했다. 남성 2위 후보로 추천됐다가 '병역 기피'라는 이유로 컷오프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두고도 논란이 예고돼 있다. 민주당이 야권 연대용 '통합형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다 보니 비례대표가 전문성 강화 같은 취지는 사라지고 연대 세력 간 '나눠먹기' '꽂아넣기'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공당이 책임져야 할 후보 추천과 검증을 방기하면서 벌어진 촌극이다.
국민의힘은 그제 윤리위원회를 열고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당적으로 갈아탈 비례대표 국회의원 8명을 제명했다. 의원 8명의 당적을 옮기는 것은 비례대표 선출용 투표용지에서 기호 4번을 받기 위해서다. 이 경우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동일하게 두 번째 칸을 차지하게 된다. 의원 꿔주기는 4년 전에도 비판받은 대표적 꼼수다. 민주당 역시 비례대표나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을 대상으로 꼼수 제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위성정당으로 여야는 선거보조금까지 두둑하게 챙긴다. 4년 전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현역의원 20명을 제명해 만든 미래한국당으로 약 61억 원을, 민주당은 의원 8명을 제명해 만든 더불어시민당으로 약 24억 원을 선거보조금으로 수령했다. 총선 후 경상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까지 합하면 위성정당에 투입되는 혈세는 더 늘어난다. 비례제 취지를 왜곡할 뿐 아니라 세금까지 축내는 꼼수를 버젓이 반복하면서 표를 달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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