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소비자 보호 정책' 발표
정부 규제 나오자 대응책 마련
배송 기간 좌우, 물류센터 건립
한국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90일 이내 100% 환불 등 소비자 보호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정부가 전날 소비자 보호에 소홀하다고 비판받고 있는 알리, 테무 증 중국 이커머스를 겨냥해 규제책을 내놓자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알리는 국내 소비자가 결제를 하면 중국서 만든 제품이 직접 구매(직구) 형태로 넘어오는 구조다. 초저가 중국산 제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환불·반품, 소비자 상담 등이 까다롭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알리가 이날 제시한 '소비자 보호 정책 강화 방안'을 보면 4월부터 해외 직구 상품 반품 기간이 상품 수령 후 15일 이내에서 90일 이내로 넓어진다. 이 기간 내 물건을 돌려보내면 100% 환불해 준다. 다만 두 번째 주문 건부터 책정되는 2,500원의 반품 배송비(첫 번째 주문은 무료)는 유지될 전망이다. 국내 이커머스 선두 주자 쿠팡은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에게 반품비를 따로 내라고 하지 않는다.
알리는 가품이 의심되는 상품을 수령하는 경우에도 100% 환불을 보장한다. '배송 약속' 제도 역시 강화한다. 현재 알리는 5, 7일 배송 상품을 발송일로부터 14일 내에 받지 못하면 전액 돌려준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30일 동안 주문 상품을 전달받지 못하면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동 환불이 가능해진다. 배송이 약속 시간보다 늦게 이뤄지면 주문당 1,300원 쿠폰을 신청할 수도 있다.
축구장 25개 넓이, 물류센터 연내 추진
아울러 알리는 상품 수령, 반품, 환불 과정에서 생기는 고객 문의 사항을 다루는 고객센터 전화상담 서비스를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에 운영한다. 알리는 소비자 보호 대책과는 별도로 연내 축구장 25개 규모인 18만㎡ 크기의 통합물류센터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송 기간 단축을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는 행보다.
알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날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하자 속전속결로 대응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영업을 유지·확장하려면 가격 경쟁력은 물론 국내 이커머스 등 유통업체가 준수하는 소비자 보호 방안도 겸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공정위가 제시한 소비자 보호 대책은 해외 플랫폼에서 소비자 피해 발생 시 국내 업체와 똑같은 제도를 적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직권 조사가 불가능한 해외 플랫폼이 국내 대리인을 두고 이를 통해 소비자 보호 의무를 지도록 하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가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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