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법률 검토 결과, 법 저촉 안 돼 취소 불가능"
미성년자 방문 금지 조치 등 근본 대책 마련 중
다음 달 경기 수원에서 열릴 예정인 ‘성인 페스티벌’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성을 상품화하는 성(性)착취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도 학생들의 방문을 막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수원시는 성인 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성인 페스티벌인 ‘2024 K-XF The Fashion’에 대해 재난안전관리기본법 등 관련 법을 검토했으나, 법적 하자가 없어 행사를 금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민간사업주 행사이고, 행사장 역시 외부에서 들여다보이지 않는 폐쇄된 공간이라 강제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이번 행사는 다음 달 20일부터 이틀간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인 ‘수원메쎄’에서 진행된다. 지난해 12월 광명시에 이어 두 번째 개최다. 성인 인증을 거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행사장에 들어가면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 등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볼 수 있다. 광명 행사 때는 1,000여 명이 방문했지만 수원 행사 때는 1만 명가량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청소년들이 몰래 행사장에 들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행사 당일 주최 측에 신분증 검사 실시를 요청했다. 또 청소년들이 행사 장소 주변에 아예 오지 못하도록 수원교육지원청과 수원 관내 각 초중고교에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유해매체 점검단의 협조를 받아 청소년들이 보는 온라인 공간에 관련 행사 홍보물이 노출되는 것도 감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간을 내주는 민간 전시장과 청소년 교육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의 행사 개최를 금지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수원여성의전화 등이 주축이 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와 3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이틀 전인 12일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 K-XF The Fashion’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행사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행사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고 있어 심각한 성폭력”이라며 “남성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성매매 문화를 조장하는 공간, 여성을 성착취하는 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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