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어제 막말 논란으로 정봉주 전 의원이 후보에서 낙마한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에 나설 후보 2인을 발표했다. 당초 정 후보를 상대로 과반 득표를 하고도 '현역평가 하위 10%'에 적용되는 '30% 감점' 룰에 따라 차점자로 탈락한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맞붙는다. 민주당은 당내 '차점자 승계' 요구를 거부하고 전략공천지역 결정에 이어 친명 후보에게 유리한 전당원투표를 도입했는데, 이는 대선 경선 등에서 이재명 대표에 맞섰던 박 의원을 배제하는 것과 다름없다. 공천 막판까지 이 대표의 '사천 논란'이 이어지는 형국이 우려스럽다.
전략공천지역 결정에 대한 문제 제기와 관련, "어떤 경기에서 1등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 않는다"는 이 대표의 주장은 옹색하다. 민주당 후보교체 지역구를 보면 차점자에게 기회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는 '경선 부정'을 이유로 손훈모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뒤 차점자인 '이 대표 특보' 출신 김문수 후보를 낙점했다. 서울 양천갑에선 경선 상대 후보의 불법 홍보물 문제로 황희 의원이 경선 중 단수 공천됐다. 그런데도 서울 강북을에선 제3의 인물을 넣어 경선을 치르는 결정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원칙 없이 잣대를 바꾸니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도 이 대표를 향해 "박용진 의원이 그렇게 두렵냐", "민주당을 기어이 완벽한 '이재명당'으로 만드는 것이 총선 목표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 강북을 후보 선출에 전당원투표를 적용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다. 청년 전략공천지역인 서울 서대문갑(전국 권리당원 70%+서대문갑 권리당원 30%) 방식과 같다지만, 당시에도 지역 유권자 및 본선 경쟁력과 관계없는 방식이란 지적이 많았다. 특히 서대문갑 3인 경선 중 한 후보가 중도탈락하면서 4위였던 '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후보가 합류해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공천장을 받았다. 서울 강북을 경선 방식도 특정인 배제를 위해 개딸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이재명 사당'이란 의구심에 힘만 실어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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