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블링컨 미 국무 "미국, 항상 한국과 함께"
한미 외교장관, 北 완전 비핵화·서해 위협 공조 논의
"미래 세대의 민주주의를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18일 서울에서 막을 올렸다. 미국 이외 국가에서 회의가 열린 건 이번에 서울이 처음이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주도로 꾸려진 미국의 우방국 회의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미래 민주주의의 주요 키워드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신기술'과 '청년을 위한, 청년에 의한 정치'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청년들은 편견 없이 정의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다"며 "청년들을 국정의 동반자로 삼고, 이들의 목소리가 국정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는 청년에게 기회를 확대하고, 청년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AI·디지털 기술 발전은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 시스템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국가 간 디지털 기술 격차가 경제 격차를 확대하고, 이는 민주주의 격차를 크게 만들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발표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언급하며 "AI·디지털 기술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도록 국제사회가 경험을 공유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역시 개회사에서 '민주주의의 가치와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민주적 참여를 증진하기도 하지만 가짜뉴스, 거짓 정보, 디지털 감시 위협 증폭으로 민주사회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민주적 가치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려면 전례 없는 수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회의 참석차 4개월 만에 서울을 재방문했다. 그는 축사에서 "지난 20년간 많은 곳에서 기본적 자유가 약화되고, 선거권이 공격받고, 부정부패가 희망을 갉아먹으며 민주주의는 후퇴했다"며 "이런 도전에 맞서기 위해 세계 100개 이상의 정부가 함께 일어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을 만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는 가치동맹"이라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 도발 대응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은 항상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찬 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DC 회담 이후 19일 만에 다시 가진 외교장관 회담이다. 외교부는 북한 문제와 지역·글로벌 이슈에 대해 심도 있고 전략적인 논의를 하는 한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일방적 변경 시도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으며,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해외노동자 파견, 정제유 해상환적 등 불법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도 의견을 함께했다. 북한은 이날 최소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 달 만에 무력 도발을 재개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이날 'AI, 디지털 기술 및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장관급 회의를 시작으로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석하는 주제토론 등이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20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함께 화상으로 정상회의 본회의를 열고 '기술, 선거 및 가짜뉴스'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을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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