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특수고용직·배달라이더 등
'최저임금 미적용' 직종 노동실태 증언
"배달료 실시간 변하니 얼마 벌지 몰라"
웹툰 보조작가로 일하며 울며 겨자 먹기 수준의 '열정페이'를 받고 있습니다. 최저 시급도 안 되는 것을 알지만 웹툰을 계속 하고픈 마음에 받아들이는 거죠. 한 화당 일주일 꼬박 일해서, 병원비, 차비, 옷은 이미 포기했고, 소득이 조금이라도 늘면 끼니의 퀄리티(질)를 높이고 싶어요.
웹툰 작가 B
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웹툰 보조작가, 콜센터 교육생, 방송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과 '최저임금'을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다. 4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최저임금 미적용 사각지대인 프리랜서·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 실태를 증언하는 차원에서다.
방송작가 A씨는 이날 본인의 '프리랜서 근로계약서'를 공개했다. 임금은 월급 기준 최저임금인 206만740원으로 적시됐으나, 실제 업무 조건을 보면 △근로시간은 '업무 내용과 특성상 탄력적 근무를 할 수 있다' △근무일·휴일도 '업무 내용과 특성상 서로 양해가 된 날을 휴일로 정한다'고 쓰여 있다. A씨는 "계약 당시에는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한다고 들었지만, 방송 제작을 위해 취재 업무를 하다 보면 밤 11시쯤 퇴근하는 경우도 잦았다"며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투자한 시간을 정확히 반영하는 임금을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2019년 처음 배달의민족에서 일할 때만 해도 배달료가 정해져 있었지만 이후 한 달 단위, 주 단위, 일 단위, 이제는 실시간으로 요금이 바뀐다"며 "한 달에 어느 정도 일하면 어느 정도 벌겠다는 예측이 가능해야 생계 유지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미국 뉴욕시 배달 라이더 표준운임제처럼 업계 특성에 맞는 최저임금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에 대해 임금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이라고 규정한다"며 "이런 법 제정 목적에 비춰볼 때 최저임금이 정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프리랜서·특고 등 비임금 노동자가 787만 명(2021년)에 달하는 상황에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일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의제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최임위에서도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라'는 노동계 요구가 있었으나, 경영계가 "현행법상 최저임금은 근기법상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반대해 의제로 채택되지 못했다.
2021년 최임위 연구용역 결과 플랫폼 노동자 월평균 순수입을 노동시간으로 환산하면 시급 7,289원으로 당시 최저임금(8,720원)보다 약 1,400원 모자랐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노총 실태조사에서는 이들의 시급이 평균 9,900원으로 최저임금(9,160원)보다 높았지만, 직종별로 보면 배달·대리운전 노동자는 1만 원 안팎인 반면 택시·가사 노동자는 8,000원대로 최저임금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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