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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를 아시나요?"...18년 전 사라진 딸 찾는 87세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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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를 아시나요?"...18년 전 사라진 딸 찾는 87세 아빠

입력
2024.03.20 17:00
수정
2024.03.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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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전북대 수의대생 실종' 아버지
이달 전국서 캠페인, 카드·스티커 배포
"이번이 직접 딸 찾을 마지막 기회" 호소


2006년 전북 전주에서 사라진 이윤희씨의 대학교 재학 시절 미공개 사진. 이동세씨 제공

2006년 전북 전주에서 사라진 이윤희씨의 대학교 재학 시절 미공개 사진. 이동세씨 제공

"우리 윤희를 아시나요?"

지난 15일 전북 익산시 전북대 특성화캠퍼스에 노란 티셔츠를 입은 이동세(87)씨가 손주뻘인 20대 학생들에게 해당 문구와 QR코드가 적힌 노란 카드를 건넸다. 윤희는 이씨의 딸이다. 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이었던 딸은 2006년 6월 5일 학교 종강 모임을 마치고 다음 날 새벽 귀가한 뒤 사라졌다.

경찰 수사 결과 딸은 사라진 당일 오전 2시 59분쯤부터 1시간가량 인터넷으로 '112'와 '성추행'을 검색하다 같은 날 오전 4시 21분 컴퓨터를 껐다. 그게 딸의 마지막 행적이었다. 당시 경찰 1만5,000여 명이 투입돼 대대적인 수색을 했지만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딸의 생사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2006년 실종된 이윤희씨 아버지 이동세씨가 지난 12~16일 딸의 실종 사건을 알리기 위해 "이윤희를 아시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동세씨 제공

2006년 실종된 이윤희씨 아버지 이동세씨가 지난 12~16일 딸의 실종 사건을 알리기 위해 "이윤희를 아시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동세씨 제공

이씨는 딸을 찾기 위해 이달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명함 크기의 작은 카드를 만들어 딸의 실종 사실을 알리고, 전국 곳곳을 다니며 딸의 행방을 묻고 있다. 그는 "아직 (내가) 정정하긴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데다 부인도 몸이 많이 안 좋아 (딸을) 하루빨리 찾고 싶다"며 "이번이 직접 딸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호소했다.

당시 경찰 수사 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씨는 지난달 당시 컴퓨터 검색 기록이 삭제된 데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당시 수사 담당 경찰관들을 고소했다. 2019년 한 시사 프로그램은 수사 과정에서 딸의 실종 전후 컴퓨터 검색 기록이 삭제됐고, 사건 당시 현장에서 망치 등이 사라졌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씨는 고소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다행히 혼자가 아니다. 이번 캠페인에는 10여 명의 자원활동가들이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13~16일 △전북대 캠퍼스에서 QR코드가 담긴 카드 나눠주기 △사건 당일 이씨의 동선을 똑같이 따라가며 사건 알리기 △전국 20여 곳의 휴게소를 방문해 화장실에 '이윤희를 아시나요?' 스티커 붙이기 등을 진행해 이씨를 도왔다.

지난 13~16일 전북 전주의 전북대 캠퍼스와 전국 곳곳의 휴게소에서 나눠준 카드. '이윤희를 아시나요?'라는 문구와 QR코드가 적혀있다. 이동세씨 제공

지난 13~16일 전북 전주의 전북대 캠퍼스와 전국 곳곳의 휴게소에서 나눠준 카드. '이윤희를 아시나요?'라는 문구와 QR코드가 적혀있다. 이동세씨 제공

전북대 앞 편의점 점주들은 캠페인 진행 부스를 위한 자리를 기꺼이 내주었다. 2009년부터 15년째 이씨를 돕고 있는 박진성(52)씨는 "(캠페인 일환으로 전북대에서) 부스를 편의점 앞에 설치했는데 편의점 사장님들이 책임지고 관리해 주겠다고까지 해서 너무 고마워서 감사 인사만 스무 번을 했다"고 전했다.

전북대 재학생들의 응원도 힘이 된다. 한 전북대 재학생은 "제가 유치원에 다닐 때, 대학교 신입생일 때에도 방송에서 이 사건을 접하고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이씨의 가족을) 뵐 줄은 몰랐다"며 "딸과 꼭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라겠다"고 이씨의 손을 꼭 잡았다.

딸을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 이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딸을 찾기 위한 모든 것을 할 마음이다"라며 "내가 무너지면 내 딸이 실종된 것이 다 잊힐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 전국에 알리려고 한다"고 재차 호소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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