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하이저 1기 무역대표부 대표
“기본 10%… 중 EV엔 더 높일 필요”
미국 공화당 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중국 전기차(EV)가 ‘관세 폭탄’을 맞을지도 모르겠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무역 정책을 총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특히 높은 관세 부과가 필요한 수입품으로 중국 EV를 콕 집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최근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에 관세를 활용한 보호무역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기고를 실었다. 이 글에서 그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물게 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적 기본 관세’ 공약을 옹호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외국 정부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제적 왜곡이 상쇄되고 △미국의 무역 적자가 줄며 △미국의 재산업화(제조업 부활)가 가속화하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임금 산업 일자리들도 생겨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1기 행정부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이끈 바 있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내각 요직에 기용될 인물로 거론된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에 따르면 10% 추가로 모자란 품목도 있다. 중국 EV가 대표적이다. 그는 “막대한 보조금과 낮은 차입 비용, 강제 기술 이전, 독점에 가까운 재료 투입, 상대적으로 폐쇄된 시장 등을 함께 활용해 중국은 서방 기업들보다 훨씬 싸게 EV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을 창출했다”며 이미 유럽 시장이 잠식돼 현지 생산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게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 생각이다. 그는 “EV 시장을 조작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성공한다면 수만 명의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중산층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은 막대한 돈을 적국에 보내는 셈”이라며 “그들은 그 돈으로 군대를 강화해 미국에 대한 위협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무역 적자의 원인을 다른 나라의 산업 정책에서 찾는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비교 우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과 더불어 그가 지목한 곳이 한국과 대만이다. “한국이 값싼 (철)광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철강 산업이 발달한 게 아니고, 대만도 값싼 규소 덕에 반도체 제조 중심지가 된 게 아니다”라며 “보조금과 내수 시장 제한, 느슨한 노동법 등을 혼합한 정책이 이들에 혜택을 안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보기에 관세의 가치가 입증된 게 트럼프 행정부 때다. 그는 “미국의 301조 관세가 중국으로부터 전략물자 수입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해당 물품의 국내 생산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철강에 대한 25% 관세가 업계 전반의 220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 신규 투자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반면 부작용은 감당할 만하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트럼프 정부에서 관세가 인상됐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2% 미만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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