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트랜스포메이션' 새 사업기회로 삼겠다"
"100일간 사업장 돌며 경청하고 방향 제시할 것"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의 장인화(69) 회장 체제가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재계 '빅 5(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의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오너 일가 인사가 아닌 민간인이다. 그런 장 회장 앞에는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 탈탄소 등의 과제가 놓여있다. 장 회장은 100일 동안 사업장을 두루 다니며 사내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최종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장 사내이사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이날 열린 포스코 주주총회에서는 장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장 신임 회장은 이후 헬기를 타고 경북 포항시로 이동해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나섰다.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타격을 받은 그룹의 핵심 사업 철강과 신수종 사업인 이차전지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장 회장은 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인 철강 사업과 10년 넘게 노력해 이룬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쌍두마차로 똑같이 초일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통 '철강맨'인 그가 회장이 되면 이차전지 사업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을 것이라고 걱정도 나왔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해양공학 박사,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강구조연구소장 출신이다. 하지만 포스코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철강 외에도 이차전지 사업을 함께 강조하며 꾸준히 힘을 싣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회장은 "위기의 순간에 원가를 낮추는 등 경쟁력을 키워 놓으면 경기가 되살아났을 때 우리에게 더 많은 리워드(보상)가 온다"며 “무조건 이(이차전지)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굳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투자 적기에 적절하게"
장 회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 탈탄소 전략을 두고 "그린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탄소중립 대전환)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아 미래 사업과 연계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하고 투자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100일 동안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 회사를 돌아다니며 현장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며 "그 와중에 우리가 철강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상세한 의견을 들어서 잘 실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기업 포스코 자부심"
이 같은 움직임은 우여곡절 끝에 회장 후보로 뽑혔던 그가 최대한 빨리 조직을 안정시키려는 뜻이 담겼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달 8일 첫 회의를 시작한 지 50일 만에 그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 1월 12일 서울 수서경찰서가 후추위를 구성한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전원(7인)을 호화 출장을 다녀온 혐의(업무상 배임)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예정대로 후보 추천 일정을 진행해 후추위를 이끈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사외이사)은 지난달 22일 사임했다.
포스코그룹을 좌우할 키를 쥐게 된 그의 목소리에는 힘과 결기가 가득 담겼다. 장 회장은 앞서 후추위가 연임한 최정우 회장을 2018년 최종 회장 후보로 뽑을 때도 최종 2인으로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3년 동안 자문역으로 물러나있던 백전노장답게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국민기업 포스코는 얻기 힘든 큰 영예이고 마찬가지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포스코가 외부에서 볼 때도 반듯이 서있는 회사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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