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실명 주범' 황반변성, 한쪽 눈이 습성이거나 '지도 모양 위축' 생기면 두 눈 모두 황반변성 위험

입력
2024.03.23 06:20
0 0

[건강이 최고] 나이 들수록 양측성 황반변성 증가… 안저 검사해야

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나이 관련 황반변성(Aged Macular Degeneration·AMD·노인성 황반변성)의 두 눈 침범률을 평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예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 연구팀(공동 연구자 김재휘 김안과병원 전문의, 한경도 숭실대 교수)은 나이가 들수록 양측성 황반변성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한쪽이 습성 혹은 건성이라도 ‘지도 모양 위축((geographic atrophy·GA)’이 나타나면 다른 눈으로 침범해 양측성 황반변성이 될 위험이 높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2017~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40세 이상 1만3,737명을 대상으로 나이 관련 황반변성(AMD)의 양안 침범률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양쪽 눈 모두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양측성 황반변성이 전체 참가자의 6.12%를 차지했는데, 40대에서 0.88%였던 유병률이 70대 16.78%, 80세 이상이 되면 21.15%로 나이가 들면서 뚜렷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눈을 사진기에 비유하면 망막은 필름에 해당된다. 초점은 망막 한가운데 황반부에 대부분 맺힌다. 황반(黃斑·yellow spot)은 눈의 망막 중심부에 있는 지름 1.5㎜ 부위의 신경조직을 말한다. 우리가 책을 보거나 어떤 물체를 볼 때는 이 황반부를 통해 보게 된다. 그만큼 시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황반부라고 할 수 있다.

황반변성(黃斑變成)은 황반에 노폐물이 쌓이고 성질이 변하면서 기능이 떨어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AMD)이 제일 흔하다.

65세 이상에게서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65세 이상에서 10% 넘게 황반변성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5세를 넘기면 유병률이 30%까지 올라간다. 고령 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황반변성 환자도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황반변성이 되면 시력 저하·변형 시가 발생해 사람을 쳐다볼 때 얼굴은 보이지 않고 팔다리만 보이게 된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고 글을 읽을 때 어느 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 증상도 경험한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황반변성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습성은 망막 아래에 신생 혈관이 자라는 경우를 말한다. 이들 신생 혈관은 약하고 터지기 쉬워 황반부에 출혈을 일으키기 쉽고 시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이상 혈관으로부터 출혈과 망막이 붓는 현상을 동반하며 급격한 시력 손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수개월 이내 실명할 수 있기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항혈관 내피 성장 인자’라는 약을 눈 속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습성 황반변성은 완치가 아닌 진행 억제를 목표로 장기적인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아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신체·심리적 고통뿐만 아니라 약값도 부담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한쪽 눈에 지도 모양 위축(GA)이 나타나는 황반변성이 있거나 비정상 혈관이 자라나는 습성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다른 쪽 눈으로 침범해 양쪽 눈 모두에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황반변성 증상 확인법. 황반변성 환자가 볼 때(오른쪽)는 정상인이 볼 때(왼쪽)와 달리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인다.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황반변성 증상 확인법. 황반변성 환자가 볼 때(오른쪽)는 정상인이 볼 때(왼쪽)와 달리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인다.

한쪽 눈이라도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진단받았다면 하루에 1번씩 ‘암슬러 격자’를 통해 시야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왜곡되는 변형시나 시력 저하 증상이 느껴진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 중기 이상이라면 루테인이나 지아잔틴 등 눈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예지 전문의는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있다가 안과 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돼 병원을 찾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가 많다”며 “4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안저(眼底) 검사로 눈 건강을 점검하고 한쪽이라도 황반변성을 진단받았다면 2~3달에 한 번씩 꾸준히 병원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