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194호
6월 지급할 담보대출 이자 마련 난항
서울지하철 2, 7호선 건대입구역 근처 상가건물에 투자한 부동산펀드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건물을 팔아 대출이자를 갚으려고 해도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매수자 찾기가 어렵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21일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194호(이하 194호)'에 대한 공시를 내고 해당 펀드가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94호는 2018년 6월 설정 당시 이틀 만에 208억 원이라는 최대 설정액을 채우며 조기 마감된 인기 상품이었다. CGV건대입구점이 장기 임대차 계약한 '몰오브케이' 건물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주변이 서울 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잠재 개발가능성을 보고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6월 25일로 예정된 담보대출 이자 지급조차 어렵게 됐다. 이지스는 지난해 6월 펀드 설정기간 및 담보대출 만기를 2년씩 연장하고 건물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지스 측은 "팬데믹 종료 이후 극심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그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시장 악화, 상권의 어려움"을 들며 "목표가 수준의 조기 매각을 성사시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잠재 매수자인 233개 사를 접촉하고 지난달 신문에 매각 공고도 냈지만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또 "매각이 성사된다고 해도 최초 투자금 대비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알렸다. 높은 공실률, 낮은 임대료 수준이 보여주듯 상권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아 제값에 팔기 힘들다는 얘기다. 임대차 계약을 추가 체결해 공실을 해소한다고 해도, 임대료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탓에 "대출 연장 이후 급격히 상승한 대출이자와 펀드 운용을 위한 필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지스 측은 우선 이달 12일 CJ CGV와 올해 10개월 치(3~12월) 임대료 총액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먼저 받기로 하며 현금을 일부 확보했다. 현재는 대출이자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대출(후순위 대출)을 알아보고 있고, 대주단(돈을 빌려준 사람·기관의 모임)과 이자 지급일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상당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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