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모두 불출석... 6월 1심 선고
유족 "아직 사과·해명 전혀 없어"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왼쪽)씨가 지난해 6월 19일 권경애 변호사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맡고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에게 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이 6월 마무리된다. 잠적 상태인 권 변호사는 26일 재판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이날 학교폭력 피해자 고 박주원양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 및 소속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두번째 변론 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과 증거가 모두 제출된 점을 감안해 변론을 종결하고 6월 11일 선고하기로 했다.
권 변호사는 1월 첫 기일에 이어 이날도 출석하지 않았다. 민사소송은 사건 당사자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유족 측은 그간 "지난해 4월 이후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그의 출석 회피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재판부에 1만여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한 이씨는 "권씨로부터 한마디 사과나 해명을 들은 적 없다"고 거듭 분노했다.
유족 측은 고작 2회 변론으로 결론 나게 된 재판 과정에도 유감을 드러냈다. 이씨는 재판이 끝난 후 통화에서 "제출한 서류를 놓고 제대로 다퉈보지도 못했는데 끝난다는 생각에 판사님께 '가슴을 열고 깊이 있게 봐달라'고 부탁을 드렸다"며 "권씨를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2015년 이씨가 가해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법률 대리를 맡았다.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선 그가 세 차례 불출석해 2022년 11월 패소했다. 5개월 동안 이런 사실도 알리지 않아 유족 측은 상고하지 못했고, 결국 판결이 확정됐다. 이씨는 지난해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 6월 권 변호사의 자격을 1년 정지하기로 의결했다. 대한변협 조사위원회가 권고한 '6개월 이상 정직'보다 센 징계지만, 유족 측은 징계위원회 회의가 '제식구 감싸기' 식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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