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스마트폰 '아이폰'에서 각종 앱을 갱신(업데이트)하지 못하는 결함을 수년째 해결하지 못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같은 결함으로 불편을 겪는 이용자들이 증가했으나 애플은 대책 마련은 물론이고 원인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폰을 사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일부 앱이 갱신되지 않는 '미디어 이용 약관' 오류가 수년째 발생하고 있다. 아이폰 커뮤니티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2018년부터 오류 발생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오류가 발생하면 아이폰에 설치된 앱을 갱신할 때 '애플 미디어 서비스 이용약관이 변경됐으니 동의를 받으라’는 돌출창이 무한 반복되면서 갱신을 할 수 없게 된다. 돌출창에서 '승인'을 눌러도 앱 갱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 오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부터 포털 서비스 '네이버', 금융과 전자상거래 등 가리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앱에서 발생한다. 기기도 최신 '아이폰15'부터 구형까지 다양하게 발생하며 iOS 운용체제를 최신판으로 설치해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앱 갱신을 할 수 없어 앱의 기능 일부를 사용할 수 없거나 아예 앱 전체가 작동하지 않는다. 한 아이폰 이용자는 "오류 때문에 앱 갱신을 할 수 없어 카카오톡에서 새로운 이모티콘을 내려받을 수 없었고, 증권사 앱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생해 거래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앱을 다시 설치하거나 아이폰을 초기화하는 것 외에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 애플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동의를 받아 원격으로 이용자의 아이폰을 점검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애플 측에서는 "여러 방법을 써봐도 오류가 해결되지 않으면 앱 삭제를 권하거나 아이폰 초기화 방법을 알려준다"며 "이달 들어 같은 오류로 상담한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앱을 지우고 다시 설치해도 나중에 다른 앱에서 동일한 미디어 이용약관 오류가 종종 재발해 안심할 수 없다. 일부 앱에서는 재설치 후 이전 자료가 사라지기도 한다. 다른 아이폰 이용자는 "처음에 전자상거래 앱에서 시작해 애플 고객센터 권유대로 앱을 삭제하고 다시 설치했는데 얼마 지나 바이러스처럼 지도 앱과 카카오톡에서 미디어 이용약관 오류가 나타났다"며 "카카오톡과 지도 앱을 재설치했다가 백업받지 않은 사진, 동영상, 파일과 내려받은 지도 등이 사라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애플도 몇 년째 되풀이되는 미디어 이용약관 오류를 알고 있으나 아직까지 원인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애플은 보안 인증 서버의 문제로 추정할 뿐이다. 애플 측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나 아이폰 기기와 각종 앱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용자를 확인하는 애플의 보안 인증 서버 문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원인을 모르니 해결 시점도 요원하다. 애플에서는 관련 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나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애플의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여러 결함이 발생하지만 바로 해결한다"며 "수년째 같은 결함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애플의 기술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심각한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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